◎“혹시나…” 군견 앞세워 매몰자 수색/대형크레인 5대동원 본격 상판 제거/지하층선 시신훼손 우려 수작업 병행사건발생 7일째인 5일 삼풍백화점 참사 현장의 구조작업은 사실상 매몰자 발굴체제로 전환됐다. 대형 크레인 5대가 동원돼 A동 전 지역에 걸쳐 상판제거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물론 생존자 구조작업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지하에서는 여전히 수많은 구조대원들이 안간힘을 쏟으며 생존자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책본부는 A동 지하 전 지역 탐사결과 각 층 사이가 건물잔해로 가득 메워져 있는 것으로 밝혀지자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고 보고있다. 다만 지난 1일 미화원 24명이 극적 구조된 A동 북쪽 지하에 대해서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굴파기식 탐사를 계속하고 있다.
5일 하오까지 4층 바닥과 3층 천장을 걷어내는 작업이 계속됐지만 납작해진 백화점 상품들만 퍼올려 질뿐 매몰자의 생존은 전혀 확인되지 않고있다. 다만 부패된 시신 1∼2구만 간간이 발견될 뿐이다. 작업반은 매몰자가 몰려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1∼2층에 도달할 때쯤인 6, 7일이후에야 시신발굴이 본격화 할 것으로 보고있다.
요란한 굉음과 함께 대형 포크레인이 건물 더미를 걷어올릴 때마다 힘없이 드러나는 시신은 신원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하오 3시께 파쇄와 운반을 계속하는 크레인 작업도중 사람 다리 한 쪽이 발견돼 작업반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부서진 마네킹으로 밝혀지자 작업반은 가슴을 쓸어 내리면서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작업반이 매몰자가 가장 많을 것으로 보는 장소는 A동 지상 1, 2층과 주부와 어린이들이 많았던 지하 1층 남쪽 식당가와 문구코너, 여직원 휴게실이 있는 지하 3층 등이다.
이에 따라 4곳으로 나눠 진행되는 A동 수직파내기 작업외에도 B동 지하 엘리베이터 통로에서 A동지역으로 땅굴을 파들어가는 작업이 병행되고 있다. B동 지하 1∼3층에서 진행되는 굴삭작업은 장소가 좁아 대형장비 동원이 어려운데다 붕괴위험과 매몰자 훼손등을 방지하기 위해 수작업으로 계속되고 있다.
B동 지하 3층에서 작업중인 한 구조대원은 『군견을 동원해 매몰자를 찾고있다』고 말했다.
이날 상오 전문가 진단결과 B동과 붙어있는 A동 남쪽 잔존건물이 남쪽으로 17㎜ 서쪽으로 15㎜정도 뒤틀린 채 기울어져 있어 작업은 4시간 가량 중단됐다.
대책본부측은 『대형 철끈으로 고정시키고 작업을 재개했지만 지하 화재를 진화하기위해 뿌린 소화수때문에 지반이 약해진 A동 남북쪽 잔존건물과 B동 건물 일부는 붕괴위험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목숨을 걸고 매몰자 발굴 작업을 7일째 계속하던 한 구조대원이 지하 1층에서 작업 도중 매몰된 어린이 것으로 보이는 장난감 종을 손에 들고 밖으로 나왔다.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희생자의 한과 실종자 유가족의 절규를 담은 듯 「땡그랑」거리는 장남감 종소리가 작업중이던 크레인의 기계음보다 크게 현장에서 울려퍼졌다.<염영남 기자>염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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