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화장실 사용 기피등 공포확산/유독성 아니라도 악취땐 대혼란일본열도에 또다시 독가스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있다. 지난 3월 도쿄지하철 사린가스 테러사건이후 도쿄와 요코하마(횡빈)를 중심으로 빈발했던 크고 작은 독가스 사건이 옴진리교의 아사하라 쇼코(마원창황)교주 체포(5월16일)를 계기로 잠잠해졌다가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과 3일 요코하마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유독가스가 발생, 30여명이 병원에 입원한데 이어 4일밤부터 5일 새벽에 걸쳐 도쿄 지하철 가야바초(모장정)역과 일본철도(JR) 신주쿠(신숙)역등에서 청산가스 발생장치가, 긴자(은좌)역에서 독극물이 든 병이 발견되었으며 JR 도쿄역에서는 독가스사건이 발생했다.
청산가스 발생장치는 시안화나트륨(청산소다)과 황산을 혼합시켜 맹독성의 청산가스를 발생시키는 원리를 이용하고 있는데 이 수법은 지난 5월5일 신주쿠역 구내에서 일어났던 청산가스 살인미수사건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이점은 지난 5월에는 시한장치가 비닐속에 든 진한 황산과 발화성 물질을 반응시켜 불이 나도록 하는 화학적 원리를 이용했으나 이번에는 프로펠러가 달린 모터와 타이머를 이용해 물리적으로 비닐봉투를 찢게하는 구조였다.
반면 ▲화학물질을 놓아둔 장소가 역구내 화장실이고 ▲설치지점의 바로 위쪽이 역구내와 지상으로 연결되는 환기통이 있어 청산가스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피해가 확산되도록 한 것등이 공통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은 화학적 원리나 물리적 방법의 차이와는 관계없이 이같은 장치가 전문지식이 없는 문외한으로선 엄두도 낼 수 없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소행으로 단정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월 사건에 대해서는 이미 체포된 옴진리교 간부로부터 『수배중인 이 교단간부의 소행』이라는 진술을 얻어낸 바 있어 이번 사건도 지하철 사린테러사건등으로 수배중인 옴진리교 「실행부대」요원 8명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5일 새벽 JR도쿄역 독가스사건과 최근의 요코하마 독가스사건등은 옴진리교와는 무관한 모방범죄이거나 원인불명의 악취에 대한 시민들의 과민반응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있다.
하지만 일본국민들은 하룻밤사이에 4곳에서 독가스 사건이 발생하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청산가스 발생장치가 발견된 가야바초역에서는 승무원들이 승객들을 외부로 유도하려 하자 『사린이다』 『빨리 피해』등의 외침이 터지면서 수백명이 한꺼번에 역구내를 빠져나가는 등 아비규환을 이루었다.
시민들은 『지긋지긋하다』 『솔직히 말해 무섭다』 『역구내 화장실은 이용치 않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사회심리학자들은 『옴진리교 실행부대의 잔당들이 잡히지 않는 한 국민들의 가스테러에 대한 패닉현상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도쿄=이재무 특파원>도쿄=이재무>
◎일본 독가스사건 일지
▲94년 6월 27일=나가노(장야)현 마쓰모토(송본)시에서 사린가스 발생으로 7명 사망, 6백여명 중경상
▲7월 9일=옴진리교 거점인 야마나시(산리)현 가미쿠이시키(상구일색)촌의 교단집단시설 주변에서 독가스 소동
▲95년 3월20일=도쿄지하철에서 사린테러사건으로 12명 사망, 5천5백여명 피해
▲4월20일=요코하마(횡빈)역 부근에서 옴진리교도로 추정되는 범인들에 의한 독가스 살포사건으로 3백명 중독
▲5월5일=도쿄지하철 마루노우치선 신주쿠(신숙)역 화장실에서 청산가스 발생장치 발견(수사교란을 노린 것이라고 검거된 옴 진리교 간부가 자술)
▲5월16일=신요코하마 지하철역 가스살포로 21명 중독
▲7월 2일=요코하마시 가미오오카(상대강)지하철역에서 원인미상 독가스로 31명 중독
▲7월 3일=요코하마시 이소고구(기자)슈퍼마켓에서 원인미상 독가스로 10명 중독
▲7월4일 저녁∼5일 새벽=도쿄지하철 히비야(일비곡)선 가야바초(모장정)역과 JR 신주쿠(신숙)역 화장실에서 청산가스발생장치 발견, 히비야선 긴자(은좌)역에서 독극물액체 발견, JR 도쿄역에서 악취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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