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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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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은 곧 국민의 마음이다. 정치와 치세의 요점은 민심을 사로잡고 바르게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 붕당의 폐해를 일찍 예견한 이준경은 그의 저서 「동고유고」에 이렇게 썼다. 「나라를 다스리는데 민심을 얻는 것보다 더 큰 것이 없고, 치세에는 민심을 순하게 하는 것 보다 더 나은게 없다」 ◆중국의 전국시대 유학자인 순자는 「민심을 얻으면 하늘도 움직일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 그래서 민심은 천심이라고 말한다. 지방선거가 끝나자 새삼 「민심」이 크게 부각되었다. 민심의 이반을 걱정하는 소리가 뒤늦게 민자당에서 터져 나왔다. 수습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기 시작한 것 같다. 이러한 당론이 어떻게 실현될지는 앞으로의 과제다. ◆지방선거 결과는 그렇다 하고, 삼풍백화점 붕괴로 민심은 가라앉을대로 가라앉았다. 분노에 이은 허탈, 참담한 심경에 사회 전체가 불안에 잠긴 듯하다. 어디라고 마음 붙일데가 없다. 세상이 갑자기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느낌마저 든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하는 회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민심수습의 단서는 어떻게 찾아야 할까. ◆이율곡은 혁구갱신이 백성을 편케 하는데 있을 뿐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이것이 급진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공명정대한 태도로 공을 쌓아야 비로소 기강이 잡힌다고 생각했다. 요즘 표현으로 깜짝 쇼는 통하지 않는다는 생각일 것이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을 흔히 하지만 지금처럼 전화위복의 슬기가 필요한 때는 흔치 않았을 것이다. 공명정대하게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현명하고 올바른 방법이다. 쇼크요법 같은 처방은 역효과만 볼 것이 뻔하다. 이것이 민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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