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핵문제 등 모든 부문 장악/권력투쟁 소문 전혀 근거없어”유리 파데예프 북한주재 러시아대사는 4일 러시아 아태지역 공관장회의에 참석중인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했다. 그는 30분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남북관계, 북한 김정일의 권력승계, 북·미관계전망 등에 관해 비교적 자세히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북한의 김정일은 언제쯤 국가주석직과 당 총비서직에 취임할 것으로 보고 있는가.
『오는 8일 김일성주석의 1주기 추도식이 끝난 직후 김정일 비서가 국가와 당의 가장 책임있는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 시기는 7월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김정일은 북한을 완전히 통치하고 있는가.
『김비서는 핵문제를 비롯, 남북 경제협력등 모든 문제를 통제하고 있다. 그가 없으면 북한에서는 어떤 문제도 해결될 수 없다. 권력투쟁이 있다는 소문이 서방 등에서는 나돌지만 이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다. 권력투쟁은 절대 없으며 있을 수도 없다』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은 있는가.
『김 비서가 지미 카터 전미대통령에게 김영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평양과 서울의 대화는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북·미 관계는 어떻게 발전될 것인가.
『핵문제가 해결된 만큼 양국간 연락사무소 개설은 빠른 시일내에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수교 등 양국간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전망은.
『지난해 북한의 경제특구인 나진과 선봉에 가보았다. 핵문제로 남북 대화가 단절됐었으나 이제 그 문제가 해결된 만큼 남북 경제협력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특구에서 남북합작으로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북한은 정전협정 대신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주장하는데.
『이 문제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남한과 북한의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해결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관련국은 물론 남북한이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다』
올해 63세인 파데예프대사는 54년 모스크바 동양학 대학을 졸업했으며 이후 소련 외무부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 68∼73년 북한주재 소련대사관 1등서기관과 참사관을 거쳐 아시아 사회주의국가담당 부국장을 역임한 뒤 92년부터 현재까지 북한주재 러시아대사로 근무하고 있다.<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모스크바=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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