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닥 “시장접근 방해”일 후지 “판촉 부진탓”어정쩡한 막판 타협으로 자동차시장 분쟁의 급한 불을 끈 미국과 일본이 이번엔 필름시장을 놓고 무역분쟁의 제 2라운드에 돌입할 태세다.
미키 캔터 미무역대표부(USTR)대표는 3일 미국의 세계적 필름메이커인 이스트먼 코닥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통상법 301조에 근거, 일본의 필름시장의 폐쇄성에 대한 제재수속절차를 개시한다』고 발표하고 일본과의 교섭개시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앞으로 1년간 일본필름시장의 불공정성여부를 조사, 불공정성이 인정되면 제재조치에 착수한다.
캔터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일본은 일본기업이 미국에서 누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기업이 일본의 필름 및 인화지시장에서 공평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상호주의」를 강조했다.
미국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코닥사의 주장에 전적으로 의존한 것이다. 코닥사는 그동안 일본시장에서의 코닥필름 점유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지극히 낮은 7%선에 머물러 왔으며 이는 후지필름측의 시장접근 방해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또 지난 20년간 이로 인한 피해가 56억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후지필름이 이를 전면 부인하는 것은 당연하다. 후지측은 『일본에서의 코닥필름점유율은 10%로 이는 후지필름의 미국시장점유율과 정확히 일치하는 수준』이라며 『문제는 코닥필름측의 판촉노력이 미진한 것이지 일본시장의 폐쇄성따위는 없다』고 주장한다. 또 4개 특약점은 창사이래의 거래처로 독점적인 판매권을 부여한다든가 타사제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든가 하는 일은 없으며 리베이트제도는 판촉과 신제품의 원활한 시장진출을 위한 탄력적인 경쟁력확보의 방안일 뿐 독점금지법에 저촉될 내용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분쟁은 일본필름시장의 70%, 인화지시장의 50%를 점하고 있는 후지필름 1개사를 대상으로 코닥필름이 제기한 것이라는 점에서 자동차 분쟁과 구별된다. 따라서 자동차분쟁의 정치적인 양상과는 달리 필름분쟁은 순경제적 관점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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