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빈번한 사고는 물론 정부의 부실한 국가관리 탓이 크지만 이제는 우리 자신의 주위를 돌아볼 때도 되었다. 비록 대중의 정서가 그렇다 하더라도 책임있는 사회의 지도층에서는 이 문제의 핵심을 사회적 원인에서 찾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지금까지의 대형사고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무조건 하고 보자」는 식의 성장시대의 논리가 이제는 재앙의 논리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살아가는 방식, 건설하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을 모두 바꾸어야 할 때가 분명히 도래한 것이다. 그동안 엄청나게 많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내면서도 우리는 아직도 그점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사회의 가장 큰 취약점은 기본이 약하다는 것이다. 기반공사를 제대로 하지않은 허울좋은 건물이 곧 우리사회의 모습과 흡사하다. 자본주의의 기초는 더불어 사는 윤리이다. 「동감」의 기초위에서 남의 입장을 자기의 입장과 같이 생각할줄 아는 윤리적 기초가 있어야만 자율성이 존재할 수 있고, 자율성의 기반위에서 자본주의적 사회의 분업이 가능하며, 분업을 통하여 물질적 번영을 구가할 수 있는 것이다.
성수대교의 건설관계자, 삼풍백화점의 경영진에서부터 지금 이시간에도 거리의 난폭운전을 일삼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윤리를 결여한 사람들이 사회적 분업의 주역이 된다면 우리사회는 곧 재앙을 잉태한 자본주의를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적당주의와 결과주의를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양으로 때우던 성장시대를 지나 이제 질로 승부하는 정보화시대에 접어들었는데 아직도 초기 산업화시대의 우선 하고 보자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는 정밀성과 치밀성, 조직성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아무리 빨리 달리고 빨리 짓더라도 대형사고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면 결국 우리는 3등국가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안전의식에 관한 교육은 사회의 기본이다. 인권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면 안전에 관한 문제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선진국에서는 기능교육을 실시할때 안전교육을 반드시 병행케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교육과정에서 안전교육은 기능교육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민 모두가 이제부터 안전의식을 제고할 수 있도록 사회적 노력을 하는 것이 시급하다.
사회는 냉정하고 과학적이기도 하므로 우리사회의 행위양식을 고려한다면 대형사고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 예상된다. 그 근본적 원인의 치유를 위하여 국민 모두가 노력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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