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보좌 잘못 참모 인책논까지/민정계 강한목청 민주계도 가세4일의 민자당 당무회의는 6·27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자성과 회한, 성토가 어우러진 장이었다. 그동안 당운영방식에 불만을 갖고 있으면서도 침묵으로 일관해왔던 민정계는 물론 민주계인사들도 이날 만큼은 강경비판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모두가 당의 향후진로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는듯 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선 그동안 속에 담아두었던 김영삼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에 대한 불만과 청와대참모진의 인책론까지 제기돼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이날 1시간10분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당무회의 발언요지는 다음과 같다.
▲이춘구 대표=최선을 다했지만 소망스런 결과를 얻지못해 송구스럽다. 선거결과 민심이 이반됐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았다. 서로 책임소재를 잘 따져 어려운 국면을 헤쳐나가도록 노력하자.
▲황명수 의원=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이 세대교체를 주장해 불쾌감을 조성한 것을 부인할수 없다. 특히 67세된 정원식씨를 서울시장후보로 내세우면서 세대교체론을 제기한 것은 시의적절하지 않았다. 의원내각제는 대통령도 반대하는 만큼 당내에서도 일사불란하게 대통령중심제를 지켜야한다.
▲남재두 의원=추상적이고 공론적인 말만하지 말고 실천에 옮겨야만 총선과 대선을 준비할 수 있다. 그동안 사정·사법처리·세무사찰등의 용어가 너무 빈번하게 사용돼 국민의 정을 붙잡지 못했다.
▲남재희 위원=개혁정책을 실천하는 감각과 자세에 문제가 있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진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냐. 정책의 본질은 옳지만 집행하는 방법이 국민의 감정을 무시하고 있어 대오 각성해야 한다. 당과 정부 그리고 청와대 비서진들의 개편이 필요하다.
▲김영광 의원=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의 병이 어떤 것인지 노출됐다. 지체하지 말고 당무위원전원이 총재에 사표를 제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이재환 의원=대오각성의 뜻으로 대국민성명을 낼 필요가 있다.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대해 국민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지역감정이 먹혀들었다.
▲서청원 의원=새로 임명된 당직자들이 총재와 진지하게 상의해 당이 화합하고 국민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처방을 내려야 할 것이다.
▲김종호 의원=정부가 국민에게 너무 오만하게 비쳤다. 법을 개정하는 단편적인 조치로서는 난국을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이 새로 태어날 수 있도록 총재께 직언해야 한다.
▲이환의 의원=지도부는 대통령 통치스타일에 과감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진언해야 한다. 대통령의 정치감각과 지도력은 모두 인정하지만 잘못된 통치스타일의 방향은 바꾸도록 해야 한다.
▲서정화 의원=정확한 진단을 통해 방향을 설정하지 못하면 총선에서는 몽둥이로 두들겨 맞을지도 모른다.
▲이대표=명심해야 할것은 민심이반이 안됐다면 아무리 지역감정을 조장해도 먹히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국민들이 우리로 하여금 정신을 차리라고 채찍질을 한 상황인데 이를 간과한다면 국민들의 정서는 반정부성향으로 고착될지도 모른다. 앞으로 이 정권을 이끌고 가는 모든 사람의 동의를 얻어 집행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만큼 차제에 민심을 끌어안고 어려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단합해야 할것이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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