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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수 집계 혼선/“2백35∼8백40명” 기관마다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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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수 집계 혼선/“2백35∼8백40명” 기관마다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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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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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신고도 상당수… 가출자 허위등록까지/발굴 마친뒤도 확인 안될땐 보상 등 걸림돌삼풍백화점 붕괴참사로 실종된 사람은 정확히 얼마일까. 붕괴참사 이후 6일째 철야 구조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사고현장에서는 생존자 구조작업보다는 사체 발굴작업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이틀째 더이상의 생존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생존가능성도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정확한 실종자수가 얼마인가에 맞추어져 있다.

4일 현재 붕괴참사 수습에 나선 기관들이 추정하는 실종자수는 적게는 2백명선에서 많게는 8백명이상으로 기관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종자 상황을 총괄하는 서울시 사고대책본부 실종자신고센터에 접수된 실종자수는 4일 하오 9시 현재 3백44명. 붕괴사고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하루동안 이곳에 접수된 실종자수는 4백1명이었다. 구조작업이 계속 진행되면서 붕괴현장에서는 미화원 24명등 30여명이 극적으로 구조되고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견됐지만 실종자 숫자는 줄어들기는 커녕 계속적으로 늘어만 갔다. 지난 2일과 3일 1백1명이 추가 신고돼 실종자수는 최고 5백2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실종자중에는 상당수가 이중 또는 잘못 접수된 사람들로 판명됐다. 실제로 한달전 춘천에서 가출한 사람이 실종자로 등록돼 있는가 하면 사망자로 이미 발굴된 사람과 구조된 이들도 실종자로 신고된 상태였다.

서초구청 종합상황실에 신고된 실종자수는 4일 현재 8백40명에 달한다. 사고대책본부의 집계에 비해 5백명이나 많은 숫자다. 이곳의 한 관계자는 『이들중 상당수가 이중신고자이거나 이미 사망 또는 부상자로 신원이 확인된 사람들로 보이지만 신고자가 확인을 해주지 않아 실종자에 포함시키고 있다』고 토로할 정도다. 실종자가족대책협의회가 집계한 실종자수는 4일 현재 3백64명. 이곳에 접수된 실종자도 한때 9백명선을 넘었으나 이중신고자 제외작업후 실종자수는 3백64명으로 줄었다.

또 경찰이 실사작업을 거쳐 확인한 실종자수는 4일 현재 2백35명. 사고대책본부에 접수된 실종자 3백79명의 주소지에 관할 파출소 직원을 보내거나 전화로 신고내용이 사실인지를 확인한 숫자다. 나머지 1백44명은 신고인이 없거나 신고내용이 사실과 달랐다. 경찰 조사결과 신고내용이 사실로 확인된 실종자 2백35명중 1백54명이 삼풍백화점 직원이었고 44명은 백화점 고객, 37명은 납품업자등이었다. 또 신고된 실종자 3백79명중 2백81명이 여자로 남자 98명보다 훨씬 많았다.

실종자 대다수가 백화점에서 근무하고 있던 삼풍백화점 매장의 여직원과 여성고객들인 셈이다. 붕괴 당시 백화점 1층 잡화매장과 2층 숙녀매장 3층 신사의류매장에는 3백여명의 여직원과 여성고객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이들 가운데 지금까지 구조됐거나 사망이 확인된 경우는 거의 없는 상태다.

또 실종자중에는 어린이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붕괴 당시 A동 지하1층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사람들에 의하면 햄버거 체인점인 「웬디스」와 아동복 매장에 40∼50여명의 어린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구출된 사례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대책본부는 사체발굴작업이 본격화되면 실종자 대부분의 신원이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에 대해서는 앞으로 보상문제등 후유증이 남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종자가족들은 현재 두부류로 나눠 대립하고 있다. 대부분의 가족들은 『시신이 썩어가고 있으니 한시라도 빨리 사체발굴 작업을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책본부측도 생존자가 있을 만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크레인등 중장비를 동원, 사체발굴작업에 전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생존자가 더 있을 것이라며 중장비 동원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아직도 콘크리트더미속에서 실낱같은 목숨을 연명하며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매몰자들이 있는데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중장비를 동원할 수 있느냐』며 항의하고 있다.<박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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