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시대의 정치가이자 웅변가인 키케로가 『내가 소유한 집 두채가 무너져 내렸다. 세 살던 사람뿐만 아니라 쥐까지도 모두 살집을 잃었다』고 친구에게 말한 일이 있다. 당시의 부실공사 실태를 오늘에 전하는 말이다. 로마는 주택마다 발코니에 꽃을 장식하도록 돼있는등 겉은 화려했으나 속은 그 반대였던 모양이다. ◆로마제국의 부실공사는 첫 황제인 아우구스투스때 특히 성행했다. 역사는 그 원인을 급격한 번영과 들뜬 사회분위기에서 찾고 있다. 아우구스투스황제는 발전하는 로마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벽돌건물이 대부분이었던 로마를 대리석 도시로 바꾸려 시도했다. 한꺼번에 많은 공사가 시작됐다. ◆이때부터 로마는 면모일신과 함께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인구증가는 주택부족 현상을 초래했고 이에 따라 주택건설이 붐을 이루기 시작했다. 늘어나는 주택수요를 충족시키려다 보니 자연히 공기단축등으로 인한 부실공사가 만연하게 된 것이다. ◆부실공사는 시대상황을 반영한다. 당시의 로마와 오늘의 우리상황을 비교하면 금방 알 수 있다. 빠른 성장으로 안정감이 결여된 사회분위기나 외화내빈의 풍조나 주택수요 증가에 따른 대규모 아파트공사등이 여기저기에서 진행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은 그 당시 로마와 닮은 점이 많다. ◆광복 50년에 조국근대화를 시작한지도 30년이 넘었다. 로마가 한때의 부실공사를 거울삼아 역사에 기록될 수많은 건물등을 남겼듯이 우리도 오늘의 아픔을 내일에 살려야 한다. 현재 우리주위엔 부실공사가 야기한 참담한 사고 기록외에는 역사에 남을만한 건물이나 시설물이 거의 없다. 이런 점에서 삼풍백화점 붕괴는 교훈이 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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