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여 대원 동원불구 원시적 대응 일관/초기 생존자 구출기회 놓쳐 국민들 분노원시적인 대형참사가 갖고온 허탈감 못지않게 국민을 분노케 한 것은 최소한의 구조장비도 갖추지 못한 당국의 안이한 자세였다. 신문과 방송을 통해서도 구조장비를 공급해달라는 요구가 수차례 있었지만 민간·정부합동구조반은 제때에 장비를 조달하지 못해 사고초기 속수무책으로 현장만 쳐다볼 뿐이었다. 휴대용 절단기, 마스크, 손전등, 곡괭이등 가장 기초적인 장비마저 모자라 허둥대며 도움을 요청할 때에는 과연 이 나라에 구호·구명체계가 존재하고 있는지 조차 의심케 했다.
29일 사고발생 10여분뒤 군과 경찰, 소방대원등 6천여명의 구조대원과 소방차량, 대형기중기등 장비가 동원됐으나 사건현장의 특수한 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은 관행적인 대응으로 일관해 가장 중요한 사고초기 생존자구조의 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초래했다. 군·경 합동구조반은 사고현장 지하에서 발생한 불길을 잡기위해 소방호스로 지하에 물을 뿌리는 가장 초보적인 방법을 사용했으나 전문가들은 이 역시 사고현장의 구조와 구조방법에 대한 이해부족이 가져온 원시적인 조치였다고 비난하고 있다. 즉 지하 1∼4층에 매몰된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하에 공기파이프를 박아 공기를 주입하면서 불길을 잡는 「포말식 고팽창 에어폼」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다는 것이다. 소방본부측은 이같은 지적에 따라 30일 새벽 미8군 소방대측으로부터 에어폼, 절단기등 구조장비를 갖춘 소방차량 5대를 지원받았으나 이 역시 적시에 현장에 투입하지 않아 시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서 그나마 생존자들의 위치와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산업용 내시경이라 불리는 「상·하수도관 내부조사용 TV카메라」덕분이었다. 콘크리트 잔해와 철골구조물등으로 구조대가 도저히 지하에 들어갈 수 없는 이번 사고현장에서는 유일한 현장탐사장치로 톡톡히 제 몫을 해냈다.<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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