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매립장에 세운 「모래성」/준공후에도 두차례 설계변경/지하층 증축땐 기둥도 안세워/대구참사후 안전점검선 “정상”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백화점측이 지하공간을 나누어 2개층으로 만드는등 건물구조를 변경하면서도 안전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은데다 5년전 이 건물이 들어선 자리가 쓰레기매립장이어서 당시 지반다지기등 기초작업이 충분히 이루어졌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1685의3 삼풍백화점(대표 이준)은 지난 89년 11월30일 개설허가를 받아 90년 7월27일 판매·운동·위락시설용도로 준공검사가 나 아직 5년이 채 되지 않았다.
이 건물은 당초 삼풍건설이 주변에 삼풍아파트단지를 조성하면서 연계하여 건설했기 때문에 건축허가가 87년 7월18일 서울시 건축과가 아닌 주택기획과에서 났다.
쓰레기매립장자리에 세워진 삼풍백화점은 대지 4천6백57평에 지하4층 지상5층 연건평 2만2천3백47평의 좌우대칭형 건물로 총8천7백93평의 매장에 5백56개 점포가 입주해 있고 종업원도 6백81명에 달했다.
이번에 붕괴된 건물은 판매시설이 집중된 왼쪽 건물이어서 고객과 종업원등 인명피해가 더 컸다.
삼풍백화점은 처음 우성건설이 기초공사와 골조공사 일부를 맡아하고 건축주인 삼풍종합건설이 나머지 공사를 마무리했다.
붕괴사고 직후 우성건설 관계자는 『우성건설이 삼풍종합건설로부터 하도급형식으로 공사를 맡아 87년 9월부터 공사를 시작, 터파기밑 기초공사와 3층까지 골조공사를 했다』며 『그러나 삼풍측이 수차례 설계를 변경하는등 무리한 요구를 해 88년 5월 공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의하면 삼풍백화점측은 건물준공후 두차례 용도변경을 했는데 처음은 지난 90년 3월16일 매장 축소를 위해, 두번째는 지난해 10월21일 증설을 위해서 용도변경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삼풍측이 지난해 10월 지하1층의 층고가 높은 일정면적 중간에 슬라브를 대 2개층으로 증축, 주차장이나 판매시설로 사용하며 기둥을 세우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시에 의하면 일반건축물의 경우 구조물 안전성여부는 전적으로 감리사가 책임을 지게 돼있고 구청이 준공검사를 내줄때는 구조물이 설계서대로 건축됐는지 여부만 확인할 뿐 준공검사후에는 구조물 안전성여부에 대한 검사를 할 의무가 없고 건축주가 독자적으로 하게 돼있는 맹점도 이번 붕괴사고의 한 요인을 제공했을 수도 있다.
서울시는 올들어 지난 1월26일과 대구가스폭발사고 이후인 지난 5월4일 두차례 각 구청이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물 안전점검을 실시토록 했으나 서초구로부터 삼풍백화점에 대한 이상 보고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당시 구청의 안전점검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졌음이 간접 입증됐다.
서울시에 의하면 서초구는 지난 3월 1차로 31개반 1백3명을 투입, 삼풍백화점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1백40개 시설이 모두 정상인 것으로 보고했다.
서울시는 당시 점검지시서에 외부전문가와 소방서 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유관기관 관계자가 구청 건축·산업과와 합동으로 소방·전기·가스시설등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토록 했으나 점검반에 전문가는 단 2명밖에 포함되지 않았다.<임종명·정진황 기자>임종명·정진황>
◎최병렬시장 표정/퇴임하루 앞두고 대형사고 “침통”
성수대교가 붕괴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3일 취임한 관선 마지막시장인 최병렬 서울시장은 임기만료일인 30일을 하루 남기고 삼풍백화점붕괴로 「안전시장」이라는 명예에 큰 상처를 입게됐다.
최시장은 붕괴사고가 발생한 29일 하오6시 「이임환송연」 장소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로 향하던 중 사고소식을 보고받았다.
이임환송연시작 15분전인 6시15분께 세종문화회관에 도착한 최시장은 『원인은 알수 없지만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도착후 5분만에 현장으로 달려갔다.
최시장은 현장으로 달려가는 도중 카폰을 통해 『시 구명시설과 인력을 최대한 동원, 구조활동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등의 지시를 내려 구조활동과 수습대책을 챙기기 시작했다. 최시장은 7시가 조금 못돼 현장에 도착한 뒤 침통한 표정으로 서울시소방본부관계자들과 함께 구조활동을 철야진두 지휘했다.<이영섭 기자>이영섭>
◎조순 당선자 표정/“안전 철저점검” 취임행사 취소
조순 서울시장 당선자는 하오 9시께 사고수습본부가 차려진 사법연수원에서 간단히 사고브리핑을 들은뒤 『부상자 구조에 모든 인적·물적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지시했다.
앞서 조당선자는 이날 봉천동자택에서 사고소식을 접하고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탄식한 뒤 참모들에게 자세한 사고경위를 알아보도록 지시했다. 조당선자는 TV속보를 지켜본 뒤 하오 8시30분께 이해찬 부시장내정자, 배기선 비서실장등을 대동하고 지하철편으로 현장을 방문, 희생자가족들을 위로했다.
조당선자는 현장을 둘러본 뒤 『시장에 취임하는대로 산재한 안전취약지대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조당선자는 취임후 사고수습에 전력하기 위해 당초 예정됐던 취임식 및 축하리셉션등 일체의 취임행사를 취소하고 취임당일 직원들에게 간단한 인사말만 한 후 곧바로 집무에 들어가기로 했다.<이동국 기자>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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