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마다 절규·통곡 소리/“피 모자란다” 보도에 헌혈행렬 희생자 대부분 주부·여직원들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사상자들이 옮겨진 병원에는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한 가족들의 통곡소리, 절규와 실종가족의 생사를 알려고 몰려든 사람들의 아우성으로 밤새 수라장을 이뤘다. 병원영안실엔 피투성이가 된채 숨진 시신이 줄을 잇고 중환자실, 응급실과 각 병실에는 부상자들이 계속 늘어나 전시의 야전병원을 방불케했다.
한편 이날 방송을 통해 부상자 치료를 위한 혈액이 부족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각 병원에는 헌혈하려는 시민들이 줄을 잇기도 했다.
일부병원에서는 후송된 수술환자들에게 수혈할 피가 모자라 적십자혈액원이나 다른 병원등에 긴급혈액공급을 요청하는등 혈액비상이 걸렸다.
○…현장에서 긴급구조된 부상자 수백여명은 강남성모 영동세브란스 삼성의료원, 가야·순천향·잠실병원등 시내 50여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중이다.
이날 사고 희생자들중엔 대부분 20대 초반인 삼풍백화점 여직원들과 쇼핑을 하거나 저녁 찬거리를 사기 위해 들른 30∼40대 주부들이 많았다.
각 병원측은 사고직후 수십여명의 부상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응급실 병상이 크게 모자라 병원마당에 간이침대를 설치, 응급시설을 임시로 마련했으나 간이침대도 모자라 상당수 환자들은 맨땅에 매트리스를 깐채 치료를 받았다. 각 병원은 부상자들이 도착하는대로 전 의료진을 동원, 치료에 나섰으나 인력이 크게 부족하고 응급약품과 혈액도 달려 일부 환자들은 간단한 응급조치만 받은채 수시간씩 방치되기도 했다.
○…강남성모병원은 사고직후 약 2시간 사이에 40여명의 중상자들이 몰려들어 병원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부상자 대부분은 얼굴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거나 팔과 다리가 완전히 골절되거나 피투성이 상태여서 사고의 처참함을 생생히 드러냈다. 일부 부상자들은 극심한 고통을 못이겨 응급실입구등 곳곳에서 비명을 질러대기도 했다.강남성모병원은 이날 하오 8시께부터 응급실이 부상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한계선을 넘어서자 인근 병원으로 부상자들을 분산 후송했다.
○…부상자 45명이 입원중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오산당병원에는 이날 사고로 숨진 정명종(35·삼풍백화점 직원)씨 가족들이 비보를 듣고 찾아와 오열했다.
정씨의 어머니 이정순(56)씨는 이날 하오9시께 병원측으로부터 아들의 사망소식을 듣고 영안실에 도착, 아들의 시신을 확인하자마자 바닥에 드러누워 『내 아들 내놔라』며 대성통곡.
○…이홍구 총리는 이날 서초동 사고현장을 돌아본 뒤 밤11시5분께 영동세브란스병원 응급실을 찾아 환자들과 의료진을 위로, 격려했다.
사망자 6명을 포함 24명의 사상자가 있는 영동세브란스병원측은 의료진 2백여명을 총동원했으나 부상자가 50여명을 훨씬 넘자 순화병원, 광혜병원등 인근 병원으로 급히 환자들을 분산 수용했다.<특별 취재반>특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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