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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에 시정 한번 맡겨보자” 작용한 듯/민주당 서울시 석권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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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에 시정 한번 맡겨보자” 작용한 듯/민주당 서울시 석권배경

입력
1995.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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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선거에 강하다” 여당 안일자세 경종/행정가출신 대거 영입 맞불작전 효력민주당이 서울시장과 25개 구청중 23개 구청장, 1백33명의 시의원중 1백22명을 무더기 당선시켜 서울시와 의회를 완전 장악할수 있게한 배경은 무얼까.

과거 대선이나 총선에서 야당이 서울시에서 늘 우세를 지켜왔지만 이번 4대지방선거에서 처럼 압도적 승리를 거둔적은 없다.

지역색을 바탕으로한 「3당 할거」로 요약된 이번 선거에서 국내 전체인구의 4분의 1이 밀집돼있고 국내 정치·경제의 핵심인 서울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데 대해 정당관계자와 서울시공무원들은 나름대로 그 원인과 배경을 설명하고있다.

우선 정권장악에는 번번이 실패한 야당에 「작은 정부」라는 서울시 살림을 떠맡긴 것은 서울 유권자들의 강한 시험의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당은 큰 선거에 강하다」는 전통이 항상 통하지 않는다는것을 여당에 깨우쳐주는 한편 야당에 서울시를 위임, 야당의 행정력등을 시험해보자는 시민들의 두가지 의도가 이번 선거에서 표출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작은 정부」의 일대 물갈이는 현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준엄한 심판이 바닥에 깔려있는것은 물론이다.

야당출신 서울시장이 당선됐을 경우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고 시장과 정당이 다른 구청장·의회의원간 마찰등이 충분히 예견됐던 만큼 선거결과 서울시가 야당일색으로 짜여진것도 이같은 우려를 표로 해결한 민의를 읽을수있다는 분석도 있다.

즉 민선시장이 같은 당출신의 구청장과 시의원들의 뒷받침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 소신있는 시정을 펼 수있도록 해 지방정부일수 밖에 없는 서울시의 한계를 최소화시키려했다는 유권자들의 배려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또 민주당이 정치인들을 내세운 과거 총선때와는 달리 구청장선거에서 전직 구청장등 행정가출신을 대거 영입, 여당과 맞불작전을 펼쳐 면면에서 여당후보에 결코 뒤지지않는 후보를 내세운점도 한요인으로 지적되고있다.

사실 이번 선거결과는 지난3월 서울시 현직 구청장 명예퇴직시 상당수가 민주당에 입당할 때부터 예고됐었다.

물론 서울이 민주당출신 지역구 국회의원이 많은 야당강세지역이기도 하지만 2급의 서울시 고위공무원들이 야당후보로 민선 구청장에 출마키위해 대거 명예퇴직한 전례가 없었던점도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인상을 심은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시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민주당 조순 서울시장후보의 당선이 「카운터 펀치」였다면 구청장과 시의원의 민주당 싹쓸이는 이번 선거의 대미를 장식한 「피니시 블로」라고 말한다.

『이번 선거결과는 문민정부의 개혁정책에대해 「총론은 찬성하지만 각론은 반대한다」는 여론이 그대로 반영된 듯하다』는 한 서울시 공무원의 말처럼 서울의 선거결과는 민심의 향방이 결코 생각없는 부동은 아님을 입증한 예로 꼽힌다.

또 여당에는 채찍을, 야당에는 당근을 준 서울시민들은 채찍과 당근을 줄 대상자를 언제든지 바꿀수 있다는 교훈도 남겼다. 내년 총선은 또 다른 중간평가가 될것이기 때문이다.<임종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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