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뇌관」 폭발땐 “회오리”/김대통령 두김향해 「기치」가능성/여 민정계·야 개혁세력 거취변수6·27이후 정치권은 정계 대개편을 예고하는 「정치 에너지」로 충만해 있다. 6∼7월 장마전선이 강한 비바람과 호우를 동반하는 엄청난 기상에너지를 머금고 몰려오는 형국과 비슷하다.
정계개편의 동인은 여야 모두에 도사리고있다. 여권핵심부는 이번 선거를 지방일꾼을 뽑는 비정치적 성격으로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그러나 여소야대 지방정부출현은 김영삼대통령의 국정장악 및 운영에 적색 경보를 울리고있다. 이번 선거에서 큰 세력을 형성한 민주당과 자민련이 연합해 정치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지역분할구도속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에 긴장이 형성될 때 김대통령은 잔여 임기동안 국정을 이끌어가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여권은 현 정치구도의 재편에 강한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와관련, 김대통령의 세대교체론은 여전히 강력한 무기이다.
또 현재의 여권 역학구조속에서 주변세력에 머물렀던 민정계 세력의 동요도 정계변화의 큰 요인이 될 수있다. 특히 민자당의 참패및 자민련의 약진바람을 타고 충청 강원등 중부권과 TK(대구·경북)지역출신들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만약 이 세력이 15대총선에서의 공천 및 당선가능성을 의식해 대거 민자당을 이탈할 경우 대폭적인 정계개편은 불가피해진다.
야권은 구심력과 원심력이 교차하는 요인을 안고있다. 우선 이번 선거에서 건재가 확인된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과 김종필 자민련총재는 강한 구심력으로 여권의 이탈세력을 흡인, 세를 불리면서 개편정국을 주도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사람은 당분간 느슨한 연대에 머무르면서 이번에 거둬들인 정치적 수확을 굳히는데 주력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두사람 모두 일단 15대 총선까지는 현재의 3당체제가 그대로 유지되기를 희망할 것이라는 얘기이다.
야권의 변화를 이끌어낼 원심력은 민주당 이부영 이부영 부총재등이 주도해온 반지역분할주의와 세대교체 요구이다. 또 최근 당내 입지가 극히 취약해진 이기택총재의 거취도 야권 구도의 변화를 유발할 잠재력을 가지고있다. 물론 이번 선거에서 DJ―JP의 영향력이 지역분할구도속에 강화되는 바람에 이들의 움직임에 상당한 제동이 걸린 것이 사실이다. 한때 무소속 박찬종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을 전제로 그를 주축으로 한 신당결성 여부가 관심사가 되기도 했으나 박후보의 패배로 그같은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하지만 DJ의 입김이 강화된 민주당구도내에서 이부총재등이 제3의 선택을 강요받을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이부총재는 부산시장선거에서 선전한 노무현 부총재와 당내 개혁세력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이같은 움직임이 여권핵심부의 세대교체론과 맞물릴 경우 정계에 일대 회오리를 몰고올 개연성이 높다.
이와관련, 정가에서는 김대통령이 민자당의 선거참패에도 불구하고 김덕룡 총장을 유임시킬 뜻을 밝힌 것에 주목하고있다. 김대통령이 김총장등 6·3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세대교체구상을 구체화해나가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김대통령의 이같은 구도가 구체화된다면 같은 6·3세대인 이민주부총재등은 세대교체 깃발아래 같은 배를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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