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새 「유세문화」로… 적절한 주제 제시엔 실패/특정 지역·인물 치중 「정보 불균형」도 문제점으로이번 4대 지방선거에서 TV방송은 선거정보 전달의 매개로서 영역을 크게 넓혔지만 운용면에서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했다.이번 선거방송에서 가장 새로웠던 것은 후보자들의 자유토론. 지난해 제정된 통합선거법에 의해 가능해진 자유토론은 서울시장의 경우 생방송과 녹화방송을 합쳐 모두 4번이 열리면서 새로운 「TV유세문화」의 탄생을 알렸다. 그러나 『진지하고 발전적인 토론의 장이 되기 보다는 시청자에게 단순한 정견발표회나 후보들의 전력을 들춰내는 인신공격의 무대처럼 비치고 말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서로 다치지 않으려는 후보들의 과잉반응 탓도 있었지만 토론회를 마련한 방송사에서 적절한 논쟁의 주제를 찾아내는데 실패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질문자 중에는 마치 청문회를 열듯 후보의 과거만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 심한 거부감을 주기도 했다.
자유토론에 참가했던 방송사의 한 간부는 『후보들의 토론 기술도 문제지만 방송사의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을 인정한다. 앞으로 심도있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일단 첫 돌을 놓았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선거의 성격에 맞는 방송 포맷을 마련하지 못한채 지방자치와 전국 방송이라는 상충적인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특정 지역이나 인물에 치중하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결국 관련이 적은 지역의 유권자 입장에서는 전파의 낭비이자 정보의 불균형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방매체·지방채널과의 역할 분담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케이블TV 지역방송국(SO)들이 이번에 해당 지역 기초단체장에 대한 선거방송을 일부 시도하기도 했지만, 앞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시청자의 눈길을 모으는 다양한 그래픽등 화려한 개표방송은 선거방송화면의 기술적 진일보로 평가받을만 하다. 특히 개표결과와 다양한 분석을 입체영상으로 보여준 MBC의 「매직2」시스템은 숫자의 나열인 개표현황을 지루하지 않게 해 주었다.
그러나 개표방송등 마지막 단계에는 시청률 경쟁이 과열돼 당초 선관위의 개표결과를 내보내기로 했던 방송사간의 합의가 한 방송사가 미리 자체집계한 내용을 방송하면서 2시간만에 깨졌다.
또한 전화 투표자 여론조사 내용을 방송한 MBC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조치를 받기도 했다. 이 여론조사가 결과가 방송되자 방송사간에 위법성과 당위성을 따지는 신경전이 전개되기도 했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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