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이근식 교수 등 20명 자문단 활약/경제관료팀·한국은행 전 현 임원도 앞장조순 후보를 「포청천 시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밤낮없이 뛴 「리틀 킹 메이커」그룹의 면면은 누구일까.
민주당 의원과 당원들이 발로 뛰며 표를 일군 야전군이라면 이들은 선거전에 필요한 아이디어와 정책을 제공하는 역할로 그동안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다. 이른바 「싱크 탱크」그룹인 것이다.
조순 당선자가 학자의 길을 걸으면서 길러낸 수많은 제자들은 서울시장 선거전을 측면 지원한 대표적 그룹이자 조당선자가 가장 아끼는 재산이다.
그를 가장 앞장서 도운 대표적 제자는 서울대 정운찬(47) 교수, 서울시립대 이근식(47) 교수 두 사람이다. 이들은 조당선자가 9년동안의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서울대 상대 부교수로 임용된 67년이후 인연을 맺은 수제자들이다.
정교수등은 한국외대 김승진 교수등 학계에 흩어져 있는 이른바 「조순학파」멤버 20여명을 규합, 「정책자문 교수단」을 구성해 선거운동을 측면지원했다. 자문교수단 구성원들은 대부분 67년부터 70년대 후반까지 서울대 상대에서 조당선자에게 경제학을 배우고 학계로 진출한 제자들.
그의 수제자중 한 사람인 성균관대 김태동 교수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이라는 공인 신분때문에 자문교수단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교수단은 수시로 조당선자에게 정책 브리핑을 하고, 공약집 발간에서부터 TV토론 준비에 이르기까지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정교수는 특히 자원봉사단 단장까지 맡아 유세장을 돌며 지지구호를 외치는등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아직 학생신분인 제자들도 「교수 제자」못지않은 활동을 했다. 자원봉사단에는 조당선자의 가르침을 받은 서울대 경제학과 대학원생 30여명과 강릉농고 동문등 수백여명이 동참했다. 조당선자가 지난 여름부터 석좌 교수로 있던 이화여대의 학생들은 「서울 포청천」이란 애칭을 만들어 조당선자의 대중 이미지 확산에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정교수와 대학 동기인 비봉출판사 박기봉(48) 사장은 선거운동기간중 수백만원의 사재를 흔쾌히 털어 「열린사회, 휴머니스트가 만든다」는 조당선자의 저서를 출판하기도 했다.
당내 인사로는 역시 조당선자의 서울대 경제학과 제자인 김근태 부총재가 유세장을 매일 쫓아다니며 맹렬히 지원유세를 벌였다. 김부총재는 김대중 아태재단 이사장의 밀명을 받고 「초야」에 묻혀 있던 스승을 시장후보로 영입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자그룹 외에도 최수병 전보사부차관을 중심으로 한 경제관료팀의 지원도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최전차관은 여권인사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여론을 수렴하는 일을 했다. 조당선자의 부총리시절 공정거래위원장에 재직, 직속 부하로 일했던 최전차관은 당료와 조당선자와의 가교역할을 무리없이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스기질이 강한 최전차관은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해 각종 정보를 수집, 선거에 활용했다. 최전차관은 『주변 사람들이 격려와 협조를 아끼지 않았지만 조당선자가 야당후보인 만큼 도움을 준 사람의 신분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은행 전현직 임원들도 조당선자를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기고 후배인 유인태 의원은 선거대책본부산하 재정후원단장을 맡아 고교동문들의 후원금 모금에 앞장섰다. 금융회사인 모간그렌펠 코리아 김규연(35) 소장등 경제계 구석구석에서 활동중인 경제학과 제자들도 사적으로 조당선자를 도왔다.<이백만·고재학 기자>이백만·고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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