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신임 카드,잘못되면 「사임 카드」 될지도존 레드우드(44) 영국 웨일즈담당장관이 26일 집권보수당의 당수경선에 나설 것을 선언함에 따라 존 메이저 총리의 정치도박이 암초에 부딪쳤다.
당초 메이저가 지난 22일 패배시 총리사임을 전제로 당수경선을 요구한 데는 경선을 압도적 승리로 이끌어 약화할대로 약화한 자신의 당내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레드우드가 이날 『유럽통화통합은 절대 불가』라며 메이저의 유럽정책에 대한 반대를 출마의 첫째 이유로 내세우자 당내 우파와 반유럽통합주의자들이 일사분란하게 이를 지지하고 나서 메이저의 계산에 재를 뿌렸다.
우선 유럽통합 참여를 싸고 메이저와 불화를 빚어 온 노먼 라몬트 전재무장관과 당내 원로들이 26일 레드우드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여기에다 「보수당의 대모」로 통하는 대처전총리까지 이날 메이저에 대한 기존의 지지입장에서 선회, 『메이저와 레드우드 두사람 모두가 건전한 보수당원』이라며 등거리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메이저로서는 이번 경선에서 압승하지 못한다면 강력한 지도력을 획득하기 위해 벌인 정치도박이 오히려 자충수가 된다.
메이저에게는 설상가상으로 그의 지지기반인 당내좌파까지 마이클 헤셀타인 무역장관을 2차경선에 내보내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1차경선에서 레드우드에게 지지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슬금슬금 나오고 있다. 이경우 메이저는 90년 대처 당시 총리가 1차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자 2차경선을 포기, 사임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다음달 4일에 있을 당수경선에서 승리하려면 보수당 의원 3백29명의 과반수로부터 지지를 얻는 동시에 득표수에 있어 2위보다 15%이상 많아야 한다. 이같은 당헌때문에 정가에서는 1백명의 의원만 메이저에게 등을 돌린다면 메이저는 큰 타격을 입고 물러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메이저로서는 승부수로 던진 「재신임 카드」가 오히려 자신의 정치적 「사망확인서」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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