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집계 발표때마다 환호·탄식/출구조사결과에 “이겼다” “충격”갈려/“당선 확실” 기립박수로 사전축하도이번 선거는 사상 유례없는 투표물량 때문에 개표종사자등 선거관계자들이 27일 밤을 꼬박 새우며 개표작업에 상당한 곤욕을 치렀다. 그러나 34년만에 지방자치단체장을 다시 뽑는 설렘 때문인지 일반 시민과 선거관계자들은 투표결과가 중간집계돼 발표될 때마다 희비가 엇갈리면서 피로도 잊은 채 밤을 지샜다.
○…부산 동구 개표소인 부산고 체육관에는 27일 하오 7시께 초량3동 제2투표구 투표함이 도착한 것을 시작으로 하오 8시께 1백87개 투표함이 모두 도착하면서 본격 개표작업에 착수.
광역·기초단체장부터 먼저 시작된 이날 개표는 선관위측의 투표함 이상유무 점검에 이어 3백여명의 개표사무원들로 구성된 6개의 개함점검부가 투표용지의 지지후보수를 일일이 확인해 계산. 이를 심사부에서 다시 넘겨받아 이상유무를 확인 점검하는 순으로 신속하게 진행, 자정께부터 당락 윤곽이 밝혀지기 시작.
○…동구 개표소인 부산고 체육관에서는 이날 초량1동 2투표소의 첫째 함을 개표한 결과 민자당 문정수 후보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7백40대 4백70으로 큰 차로 앞서기 시작하면서 노후보측 참관인들이 크게 당혹해 하는 분위기로 돌변.
특히 동구는 지난 12대총선에서 민주당 노후보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곳으로 부산의 다른 곳에 비해 노후보 지지기반이 든든한 편이어서 당초 압도적 리드를 기대했으나 의외의 결과가 나오자 낙담해하는 표정이 역력.
○…민자당 부산시지부는 이날 하오 7시 문정수 부산시장후보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압도적인 차로 이길 것이라는 각 TV방송의 여론조사결과가 나오자 『예상보다 싱거운 승부가 되겠다』며 싱글벙글.
그러나 한편 서울에서 민주당 조순 후보의 신승, 자민련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예상을 듣고는 부산보다 오히려 서울등 타지역 개표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부산시와 부산경찰청등 부산지역 관가에서는 개표 시작부터 지역분할구도가 가시화하면서 민자당 후보의 득표가 당초 기대치에 비해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선거이후 공직사회가 책임추궁 여파등으로 경직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팽배.
개표상황을 밤새 지켜본 공무원들은 『민자당의 부진은 JP 탈당이 부른 자민련돌풍의 결과가 아니냐』고 분석하고 향후 정국구도와 공직사회의 지각변동을 우려. 그러나 당초 접전이 예상된 부산시장선거에서 민자당 문정수 후보가 초반부터 크게 리드하자 안도하는 모습.
○…인천 남동구 구월동 우원빌딩 10층에 마련된 민자당 최기선 인천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측은 27일 하오 6시부터 각 방송사의 출구여론조사결과 최후보가 타후보보다 월등히 앞서자 내내 흥분.
이날 하오부터 선거운동 사무실에서 개표 상황실 체제로 바뀐 민주당 신용석 후보 선거사무실은 신후보의 선전을 기대했으나 개표시작부터 민자당 최후보의 독주가 계속되자 크게 당혹한 분위기.
신후보 사무소에는 당직자등 15명 정도만 초조한 모습으로 TV를 지켜보며 자리를 지켜 1백여명 이상이 모여 축제 분위기를 연상케 하는 최후보 사무실과는 대조적.
○…한국갤럽이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가 방송되자 자민련 홍선기 대전시장후보측은 『예상득표율 38%선을 20%나 초과한 조사결과를 듣고 놀라움과 흥분을 감출 수 없다』며 『여론조사 발표를 듣고나서 개표결과를 확신, 샴페인과 다과를 마련하고 있다』고 기염.
밤 11시20분께 대전시장에 자민련 홍선기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는 방송보도가 나오자 홍후보 선거사무실은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
홍후보가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다 하오11시께 선거사무실에 도착하자 TV를 시청하며 홍후보의 독주를 지켜보던 선거운동원 30여명은 기립박수를 치며 『홍선기』를 연호하는등 뜨거운 사전축하를 보내기도.
홍후보는 미리 기다리고 있던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했으나 취재기자들의 인터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한동안 응하지 않다 TV를 통해 당선확실 보도가 나온뒤에야 『당선이 공식확정된뒤 보도해달라』는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27일 자정현재 충남도내 기초단체장 개표결과 모든 시·군에서 자민련후보들이 1위를 석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
개표상황이 집계되지 않은 공주·아산시, 홍성군등 3곳을 제외한 천안, 부여등 12개 시·군에서 자민련 시장·군수후보들이 비교적 큰 표차로 민자·민주후보들을 따돌리고 선두를 달리고 있어 최종개표결과 충남도내 15개 시장·군수를 자민련이 모두 차지할지에 귀추가 주목.
○…수원시청 4층 대회의실에 마련된 팔달구 개표소에는 「경기도 정치 1번지」답게 개표 시작전인 하오 7시께부터 참관인들로 들어차 북새통.
예정시간보다 2시간이 지난 하오 9시20분께 개표관계자가 『경기지사 개표를 시작한다』고 발표하자 개표원과 참관인등 2백여명이 기립박수로 화답.
이에 앞서 민자당 이호선, 민주당 고재정, 무소속 심재덕 후보등 3명의 후보관계자들은 부재자 투표함이 열리고 개표결과가 속속 나타나자 탄성을 지르며 희비가 엇갈리는등 초반부터 열띤 분위기.
한편 수원시직원의 절반이상이 이날 정상 출근, 끝까지 개표진행상황을 지켜보며 첫 민선지사와 시장에 누가 뽑힐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민선 고양시장선거의 최대 변수로 지적됐던 일산신도시와 행신, 성사지구등 신흥 택지지구의 투표율은 당초 예상대로 저조.
고양선관위의 투표마감 집계 결과 전체 유권자 32만8천7백52명중 19만6천5백48명이 투표, 59.8%의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행신지구가 포함된 행신동이 53.1%로 가장 낮았고 성사지구가 속한 성사1동도 54.1%를 기록. 반면 최저 투표율이 예상됐던 일산신도시내 백석, 마두1·2, 주엽1·2, 일산3동등은 57.3∼62.4%를 기록, 동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평균 투표율에 근접.
○…투표가 끝나자마자 민주당 유종근 후보가 민자당 강현욱 후보에게 압승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방송되자 개표 초반부터 압도적으로 유후보가 너무 앞서자 전북도청 상황실 직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들.
직원들은 『이제 전북은 영원히 DJ당이 돼 앞으로 어떤 선거서도 김대중 아태재단 이사장 신임만 있으면 당선은 떼어논 당상이 된 셈』이라며 『내년 총선과 97년 대선등에서도 민주당의 철옹성은 이변이 없는한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이구동성.<특별 취재반>
◎개표전산집계 이상없자 안도/중앙선관위 표정/팩시밀리 자료와 대조 만일 대비도
중앙선관위는 27일 하오5시 김석수 선관위원장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어 투표상황을 보고받은 뒤 만일의 사태에 대비, 밤새 개표작업 진행을 지켜보았다.
○…선관위 3층에 마련된 상황실에서는 전국 3백76개 개표소에서 하오7시께부터 일제히 개표가 시작되자 15개 시·도선관위로부터 시시각각 올라오는 개표상황을 집계하느라 분주했다. 개표집계근무자들은 시·도선관위에서 팩시밀리를 통해 올라오는 개표집계와 컴퓨터단말기에서 나타나는 개표집계를 일일이 대조하며 점검했다.
선관위 5층에 마련된 서울시선관위 상황실에는 이번 선거의 최대관심사가 서울임을 반증하듯 각 방송사 카메라가 총출동, 서울지역의 투·개표상황을 생중계하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한편 선관위 주변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 소방차 1대를 대기시켰고 한전의 협조로 지하실에 비상발전시설을 설치해놓았다.
○…선관위는 이번 선거에 처음 도입된 개표전산시스템이 하오9시께부터 가동돼 먼저 부재자투표함 개표집계상황이 나타나자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개표집계근무자들은 『개표전산집계가 차질없이 끝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시험가동중 통신장애가 발생했던 점을 염두에 둔듯 긴장을 풀지 못했다. 선관위는 개표전산집계에 문제가 발생할 것에 대비, 별도로 20여대의 팩시밀리를를 설치해 각 시·도에서 올라오는 집계상황을 이중으로 점검했다.
○…투표가 끝난 직후 각 방송사가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출구조사및 전화면접조사결과를 보도하자 선관위 고위관계자들은 흥미롭게 지켜보면서도 선거법위반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일부 방송사의 투표자 여론조사가 선거법 167조2항의 「누구든지 선거일의 투표마감시간까지 이를 질문하거나 진술을 요구할 수 없다」는 투표비밀보장의 원칙에 저촉된다』고 밝혀 향후 선관위의 대응이 주목된다.<이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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