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틀 깨기” 새 시도 반응 주목/천재선언줄거리보다 에피소드 연속 “블랙코미디”/포카혼타스최초로 실존인물 인디언 다룬 만화영화90년대에도 80년대의 「바보선언」같은 풍자영화가 유효할까. 그리고 실존인물을 다룬 만화영화가 환상적인 동화만큼 인기를 끌 것인가.이번 주말(7월 1일) 블랙코미디 「천재선언」과 미국 월트디즈니사의 만화영화「포카혼타스」가 나란히 개봉된다. 이 영화들은 고정된 영화의 틀을 깨는 새롭고 독창적인 시도를 하고 있어, 관객의 반응이 주목된다.
「천재선언」은 「바보선언」(83년·감독 이장호, 주연 김명곤 이보희)의 90년대 판이다. 「바보선언」은 80년대의 군사독재를 바보로 비웃고, 밑바닥 인생들(거지, 창녀)의 슬픔과 좌절, 사랑등을 풍자로 쓰다듬었다. 이장호 감독은 그 풍자를 다시「천재선언」으로 변주시키고 있다.
신통력을 가진「수상한 소리」(김명곤)와 속물 영화감독인 안상기(안성기), 미래의 희망을 상징하는「알 수 없는 눈물」인 진경(홍진경)이 이뤄내는 갖가지 기행이 작품의 줄거리이다.
철저하게 희화된 인물, 줄거리 보다는 에피소드의 연속, 이장호감독 특유의 우화적 영상구성등은 주제를 역설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장치이다. 이 영화는 기행을 통해 타락한 정치와 물질만능주의, 육체적 향락에 빠진 세태를 꼬집으면서 순수한 마음으로 되돌아가게 한다.
그러나「바보선언」이 나오던 때와 사회분위기가 많이 달라졌고 지나치게 노골적인 풍자, 빈번한 팬터마임 기법 도입, 별로 우습지 않은 연기등으로 인해 이 영화는 「알 수 없는 작품」으로 비칠 가능성도 있다.
월트디즈니의 33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는 최초로 실존인물, 그것도 인디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모험을 걸었다.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17세기 초 신대륙에 도착한 영국인 선장 존과 원주민 추장의 딸인 포카혼타스가 만나 사랑을 싹 틔우고 헤어지기까지의 짧은 기간을 그렸다.
이 작품은 섬세한 애니메이션, 정감있는 파스텔 톤의 색채, 이국적 매력이 넘치고 적극적인 여주인공, 주디 쿤이 부르는 감미로운 주제가 「바람의 빛깔」(앨런 멘켄 작곡)등이 위력을 발휘해 미국에서는 지난 23일 개봉되어 주말 3일 동안 3천5백45만달러(한화 약 2백62억원)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이 작품도 뮤지컬과 군무, 동물의 익살스런 행동이 반복되는 월트디즈니의 전형적인 구성, 당시 인디언에 대한 편견과 사실의 왜곡등이 흠으로 지적되고 있다.<이대현 기자>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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