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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에서 철마로 바뀐 「실크로드」의 출발점(북경 리포트: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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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에서 철마로 바뀐 「실크로드」의 출발점(북경 리포트:9­3)

입력
1995.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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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번 조각물 세워 장안성 서문복원중국의 10여개 왕조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고도 시안(서안)시의 서쪽 도로인 따칭루(대경로) 한 가운데에 조성된 작은 공원에는 대형 석조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길이 35m, 폭 2.8m, 높이 3.5m의 이 조형물은 성문을 나오는 상인들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는데 모습이 독특하다. 터번을 쓰고 서양인의 외양을 한 사람이 선두에서 낙타를 끌거나 타고있는 한 무리의 상인들을 인도하고 있다.

이 공원은 중국 기록에 의하면 당나라 장안성의 서문이 있던 곳이다. 곧 고대 아시아와 유럽을 이으며 동서 문화와 문물교류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실크로드의 출발지였다.

결국 공원안의 조형물은 이 곳이 「사주지로(비단길) 기점」임을 알리는 페르시아의 캐러번(대상)이었다.

이들에 의해 중국의 비단과 도자기가 서역으로 보내졌고 또 아라비아의 향료, 포도주 그리고 로마의 유리그릇이 옛 장안인 시안으로 들어왔던 것이다.

19세기 말 독일의 지리학자 페르디난트 폰 리히트호펜에 의해 명명된 「비단길」은 시안에서 시작돼 중앙아시아의 오아시스들을 거쳐 페르시아, 로마로 이어졌던 고대의 동서교통로였다. 이 길을 따라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가 중국으로 흘러들어왔고 중국의 제지술, 화약, 나침반등이 서쪽으로 전해졌다.

또 고구려인의 후예 고선지 장군이 당군을 이끌고 서역을 정복했고 해로로 인도로 갔던 신라승 혜초가 돌아올때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등 우리와도 인연을 가진 길이었다.

이처럼 유장한 역사를 담고 있는 곳이기는 하지만 이 공원이 조성된 것은 불과 8년전인 87년이다. 개혁 개방이후 급증한 관광객들이 역사의 현장을 찾아 시안까지 왔다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모습을 보고 실망스러워하자 중국 정부가 조형물과 함께 만든 것이다. 1200여년전 이미 인구 1백만명에 교역대상국도 70여개국에 달했던 교통의 요충, 장안성의 서문을 복원시킨 것이다.

주변의 공장, 낡은 관공서건물과 주택들이 과거의 영화와는 걸맞지 않는듯 했지만 90년 아시아 대륙과 유럽을 잇는 유라시아횡단철도가 개통되면서 현대판 실크로드는 낙타에서 철마로 되살아 나고 있었다.<시안=김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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