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성 유권자들은 중요한 투표를 한다. 그동안 여러 후보자들이 여성표를 의식해서 다투어 공약을 내걸었다. 지방자치단체를 이끌 분들이 여성을 향해 애써 미소짓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되는 점이 많았다.확실히 요즘 여성들은 예전과 다르다. 자기 주장과 요구가 분명하다. 부모에게도 할말을 하고 남편과 자식에게도 정당한 표현을 감추지 않는다. 주민 소비자 학부모 유권자로서 내세울 것이 있으면 당당히 말한다. 정치가와 정당이 이 무서운 유권자가 갖는 표의 힘에 압력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여성유권자의 수가 전체의 50.7%에 달한다. 여야 정당에 참여한 여성당원의 비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민자당에 입당한 사람중 56%가 여성이고 민주당도 여성당원이 50%정도나 된다. 정당의 구성원에 이처럼 여성의 비중이 큰 까닭에 여성정책을 소홀히 하기 어렵게 됐다.
여성들이 정치에 관심을 높인 계기는 91년의 지방선거라고 한다. 당시 여성표는 생활정치를 내세운 광역 및 기초의원의 등장과 여성의원의 출현에 중요한 몫을 했다. 여성의 투표율은 남성과 같았고 여성후보자의 당선에는 여성유권자의 지지가 큰 역할을 했다. 이때 여성기초의원은 1백21명이 출마해서 40명이 당선됐고 광역의원은 63명이 나와서 8명이 뽑혔다. 이들은 여성단체나 교회등 지지세력이 뒷받침해 조직력도 있는 편이었다.
선출된 여성기초의원의 면모를 보면 70%가 이미 지역봉사 경험이 풍부한 지방정치의 살림꾼들이었다. 이들의 의회활동은 대체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평가가 주는 의미는 크다. 여성들에게 정치 무대를 열어주는 역할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시장 도지사를 뽑는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여성표가 「중요한 변수」로서의 역할을 다한다면 앞으로 러닝메이트로 여성부시장, 부지사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또 정부에서 일하는 고위 여성공무원이 부시장, 부지사로 발탁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나이든 이들은 자랄 때 스스로 자기 앞길을 선택하고 책임지는 훈련을 받지 못했다. 여성들은 심지어 자기가 삶의 주체인 동시에 사회를 이끄는 주역이라는 암시도 받을 수 없었다. 지금 가정에선 딸의 기회를 막지 않는다. 딸이 성장한 뒤에도 사회에 나가 일하도록 대개 밀어 준다. 반면에 아직 사회는 교육받은 여성의 일터 마련과 성장에 인색하다. 능력을 갖춰도 펼칠 마당이 없다. 이 마당을 여는 것이 결국 선거이고 정치다.
오늘 여성유권자들은 선거공보를 다시 한번 펼쳐서 여성과 생활관련 공약을 자세히 읽어보고 투표장에 나갈 것을 권한다. 그리고 그 공약이 어떻게 실천되는지 앞으로 유심히 살펴볼 것도 같이 권한다.<생활부장>생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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