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제자리·인력유출도 없어/「돈안쓰기」 첫실험 “성공” 평4대지방선거가 경제에 큰 주름살을 안겨주리라던 당초 우려와는 달리 선거로 인한 경제운용상의 차질은 별로 없었던 것으로 26일 조사됐다. 과거 큰 선거때마다 출렁거리곤 했던 통화 수출 물가 임금(인력수급)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이번에는 평상시의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선거가 생산활동에 별지장을 주지 않았다. 「돈 안쓰는 선거」의 첫 실험이 대체적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이경재 한은이사는 『선거자금 사용한도를 법으로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데다 선거분위기가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선거기간중의 경제움직임을 부문별로 알아본다.
▷통화·자금◁
재경원과 한국은행에 의하면 지자제 선거를 앞둔 지난달과 이달중 시중 현금통화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시중 현금통화는 지난 5월 6천4백억원이나 줄어들었고 이달들어서도 지난 20일까지 1천3백46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총통화에서 현금통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8.70%(20일 현재)로 5월의 8.75%, 4월의 9.19%에 비해 오히려 낮아졌다. 전체 통화량이 늘어난 것에 비하면 현금통화는 사실상 줄어든 셈이다. 화폐발행잔액도 이달들어 22일까지 2백67억원이 감소했다. 다만 23일과 24일은 1천6백7억원이 늘어난 것은 기업과 관공서의 급여 지급일이 25일께로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총통화증가율은 지난달에 이어 16%대의 안정적인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고 시장실세금리도 연14.60∼14.70%에서 변화가 없다.
▷수출◁
선거기간중 산업생산차질이 빚어져 수출물량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일반적 우려와는 달리 수출은 여전히 급증세를 이어갔다. 이달들어 지난 22일까지 수출액(통관기준)은 67억7천3백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41.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22일중 수출실적(63억1천9백만달러)보다도 7% 늘어난 것이다.
특히 법정선거활동이 본격화한 12일 이후 하루평균(토요일 제외) 4억5백만달러씩 수출이 이뤄졌다. 선거로 인한 산업현장의 물량공급 애로사태는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물가◁
이달중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전년 동기대비)를 소폭 웃돌았으며 지난달에 비하면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거기간중 통화량증발과 행정력 단속소홀을 틈타 크게 들먹거릴 것으로 예상되던 개인서비스요금 인상률 역시 지난달과 비교할 때 제자리걸음이었다. 선거운동이 절정에 달한 지난주(16∼23일) 대한상의가 조사한 장바구니물가를 보면 곡물류와 잡곡류는 강보합세였고 채소류와 어류는 품목별로 등락이 엇갈렸으며 일부과일과 달걀등은 오히려 내림세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산업인력의 선거인력화」현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협동조합중앙회가 전국 47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79%의 업체가 「선거로 인한 인력유출이나 생산차질은 없었다」고 답했다.
통상 선거운동원으로 차출됐던 인력은 정규근로자 보다는 일용직 근로자들이었는데 재정경제원과 통계청에 의하면 목수 미장공 파출부등의 임금은 지난달에 비해 변동이 없었다. 전국 모내기진도율도 25일현재 98%에 이르고 있다.<김상철·이성철 기자>김상철·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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