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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반 라이트만(박흥진의 명감독 열전: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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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반 라이트만(박흥진의 명감독 열전:39)

입력
1995.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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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내용에 짜릿한 풍자 접목/“고질적 감상성” 평에도 「데이브」선 정치판에 일침대통령 바꿔치기가 중심내용인 코미디 「데이브」(DAVE·94년·유니버설작)는 히트작 제조기인 아이반 라이트만(IVAN REITMAN·48)의 작품중에서는 가장 이지적이고 예술적 창조성이 뚜렷한 작품이다.

코미디전문인 그의 히트작들은 거의 하나같이 떠들썩하고 황당무계하다. 「데이브」도 역시 환상적인 내용이긴 하지만 다른 작품에 비해선 사실감이 짙다.

그의 첫번째 빅히트작은 제2의 고향 캐나다에서 만든 저급한 코미디 「미트볼스」(79년). 이 영화의 성공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그는 이어 「스트라입스」「고스트 버스터즈」 「트윈스」 「유치원에 간 사나이」같은 히트작을 잇따라 내놓았다. 그러나 이것들은 한결같이 세련미가 부족하다. 최근작인 「주니어」는 세련미 대신 값싼 감상성만 가득한데다 흥행도 신통치 않았다. 그의 작품들은 지금까지 모두 20여억달러(약 1조5천여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그래서 라이트만은 할리우드에서 특별대우를 받는 감독중 하나이다.

뜻밖에 세련미를 보였던 「데이브」는 경쾌한 정치풍자극이자 오늘날의 미국 정치행태를 들여다 볼 수있는 「워싱턴D.C 견문록」이다. 젊은 여비서와 바람 피우던중 뇌일혈로 쓰러진 못돼먹은 대통령(케빈 클라인)대타로 대통령과 똑같이 생긴 서민 데이브(케빈 클라인)가 백악관에 입성, 선정을 베푼뒤 퍼스트 레이디(시고니 위버)까지 차지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환상영화나 다름없다. 구성과 내용이 유토피아에서나 있을 법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많은 것들이 또 사실적이어서 현실감이 있다. 백악관과 의회의 내막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묘사하면서 정치가들의 노는 꼴에 대해 코방귀를 뀌듯이 각본을 쓴 사람은 게리 로스. 그는 지난 88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민주당후보 마이클 듀커키스의 연설문 작성자였는데 『당시 정치의 허무맹랑함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뒤에 털어 놓았다.

「데이브」는 라이트만의 고질적 감상성이 흠이긴 하나 매우 매끄러운 코미디이다. 할리우드와 워싱턴 모두 쇼판이긴 마찬가지. 할리우드 쇼맨들이 워싱턴쇼맨들을 씹으며 맛보는 쾌감이 영화 보는 사람에까지 짜릿짜릿하게 와 닿는다.

체코태생인 라이트만은 나치의 유태인수용소 아우슈비츠를 탈출한 부모와 함께 어릴 때 캐나다 토론토에 정착했다. 대학서 음악과 영화를 공부했는데 학생 때 만든 영화 「오리엔테이션」(68년)이 일반극장서 상영됐다.

70년대초부터 제작과 감독일을 겸했는데 처음부터 뛰어난 상업적 재능을 발휘했다. 음악공부를 해서 영화의 리듬과 진행속도, 분위기에 유달리 신경을 쓴다. 연예와 사업의 불가분성을 잘 이해하는 사람으로 『사업가이지 예술가는 아니다』라는 평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적어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다.<미주본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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