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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얻기보다 “상대표 깎기”(6·27선거 D­2)

입력
1995.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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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공격으로 흠집내기 “이전투구”/“이당저당 기웃거리는 줏대없는 인물”/“인사비리 관련자·첩 2명 둔 파렴치한”/“다른후보 당선시키기위한 용병이다”투표일을 3일 앞두고 판세를 뒤집기 위한 상대후보 인신공격·비방·전력들추기등 추잡한 감표경쟁이 극성이다. 마지막 합동연설회가 집중된 24일 전국에서는 정책대결은 뒷전이고 후보간의 원색적인 인신공격과 흑색선전등이 난무했다. 또 23일과 24일 새벽 경기 수원·성남과 대전시등에는 후보를 비방하는 근거없는 유인물이 뿌려지는등 전국 곳곳에서 흑색선전물이 나돌고 있다.

24일 하오 서울의 한 구청장후보 합동연설회장에서는 선두다툼이 치열한 민자·민주 양당후보가 상대방을 각각 『가정생활에 문제가 있는 전과자』『원고없이는 2∼3분간 연설도 못하는 알코올중독자』라고 듣기에도 민망한 비방을 주고받았다. 다른 연설회장에서는 전직구청장 출신인 두 당의 운동원들이 유권자들 틈에 끼어 상대후보에 대해 구청장 재직시 인척을 주요부서 과장으로 앉혔다느니, 수뢰혐의로 수사를 받은 비도덕적 인사니 하며 헐뜯었다.

개인적인 성품이나 비리, 가정문제 외에도 정치적 경력을 비방하는 발언도 많았다. 『여당 공천에서 떨어진 뒤 이당 저당을 기웃거린 줏대없는 인물』『군사독재정권에 빌붙었던 사람』등 많은 후보들이 서로의 과거를 매도했다.

지방의 경우 지역감정에 기초한 헐뜯기까지 가세하고 있다. 23일 충북의 한 시장후보 합동유세에서 한 후보는 다른 후보에 대해 『모정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용병』이라고 비난했다.

수원시의회 후보 이태호(41)씨는 『모후보가 간통및 추행사건으로 신문지상에 오르내렸다』고 유세장에서 상대후보를 비방했다가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23일 구속되기까지 했다. 부산 북구선관위는 24일 『공직을 이용해 사업하다 권고사직당했다』고 상대를 비방한 한 후보를 검찰에 고발했다.

후보자등록 이후 지금까지 중앙선관위와 검찰에 고소 고발된 선거법 위반사례는 3백여건을 넘고 있다. 그러나 이중 90%이상이 『모후보는 첩을 2명이나 둔 파렴치범』 『모후보는 유권자에게 향응을 제공하고 돈봉투를 돌렸다』는 등의 근거없는 허위신고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의 한 구청장 후보진영 관계자는 『선거전이 막바지로 접어들자 많은 후보들이 「자기알리기」를 통한 득표는 시간상 효과가 없다는 판단아래 「남의 표 깎아먹기」쪽으로 선거전략을 수정, 상대후보 흠집내기에 당락을 걸고있다』고 말했다.<김성호·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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