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시장으로 향하는 최대 황금어장이다」결전의 날을 이틀 앞둔 단체장 후보들은 저마다 「시장을 장악하는 자가 마지막 웃는자」라는 믿음으로 젖먹던 힘까지 쏟아가며 막바지 저인망식 공세를 펼치고있다.
후보등록 첫날인 지난 11일 선관위에 등록을 마친후 곧장 칠성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던 한 후보는 좌판에 널려있는 산나물 2단을 선뜻 구입했다. 시세보다 2천원 높은 7천원을 떠맡기다시피 하고 샀다. 시장의 선거열풍은 이때부터 불기 시작했다. 이어 후보대변인과 선거운동원들이 좌판할머니에게 후보명함 50장을 내밀면서 『손님들이 물건 사러오면 꼭 나눠주셔야 돼요』라며 선심에 대한 대가를 기대하고 자리를 떠났다.
선거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정당·개인연설회에 주력하던 대구시장후보들은 시민들의 냉랭한 반응을 피부로 느끼며 막판 표밭은 역시 시장이라는 결론에 동의하고 있다.
꽉찬 운동원들의 구호소리와 명함배포로 시장은 이미 선거몸살을 심하게 앓고 있는지 오래다. 손님이 가장 붐비는 하오 5시∼7시에는 운동원의 벽에 가로막혀 『물건 한번 골라보라』는 한마디도 못한다고 상인들은 아우성이다.
시장의 불만을 감지한 각후보진영은 작전을 수정했다. 「한손에는 후보명함 다른손에는 돈뭉치」를 들고 좌판과 가게에 널린 물건을 구입하면서 지지를 부탁한다. 거스름돈은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장을 한바퀴 돌고 난 후보나 운동원의 차량들은 물건으로 가득차기 마련이다.
물건값 치르는데 무슨 잘못이냐고 후보측은 항변하지만 「물건값」으로 보기에는 너무 많은 돈을 치른다. 남은 이틀동안 더 많은 상품들이 후보손에 팔려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합법을 가장한 탈법이 선거철이라고 용인돼서야 될까.<대구=전준호 기자>대구=전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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