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를 사흘 앞두고 각 정당과 후보들은 그동안의 득표활동을 마지막으로 마무리하는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24일과 25일의 마지막 주말을 이용해 막판 대세를 잡기 위한 각양각태의 선거운동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민자당과 민주당은 다같이 서울에서 주말 대공세를 취하기 위해 대규모 군중집회를 계획했다가 역효과를 우려해 취소하긴 했으나 그대신 규모를 줄이고 횟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조정했다. 요즘 날로 더해 가는 무더위에 교통체증까지 더 악화하면 시민들의 짜증과 불평만 늘어나게 되어 결과적으로 집회를 하는 정당이 욕을 먹지 않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양당이 대규모 군중집회를 취소한 것은 현명한 판단같으나 중소규모로 줄인다고 해도 마지막 열기로 과열되는 문제점과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선 염려스러운 것은 군중동원이다. 동원 청중이 없으면 군중집회가 안된다. 동원을 위해서는 많은 돈이 들어간다. 과거의 예를 보면 수십 수백대의 버스가 동원되고 교통비와 점심값 선물이 나누어지는 게 보통이었다.
선거관리당국이나 시민단체 유권자들은 이런 점을 감안해서 대회장과 그 주변을 잘 감시하고 단속해야 할 것이다. 특히 그런 명목으로 동원된다는 것은 민주시민의 수치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선거가 종반전에 접어들면 들수록 서로가 이성을 잃고 상대방을 헐뜯느라 정신이 없다. 인신공격에 모함까지 서슴지 않는다. 바로 우리가 선거때 마다 보아온 과열 혼탁의 모습이다.
지금 각 정당의 지도급 정치인들이 앞장서 이런 저질쇼를 벌이고 있는데 대해 국민은 실망이 크다. 특히 일부 정치지도자들은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지역감정을 서슴없이 노골적으로 부추기는가 하면 지방선거와 직접 관계도 없는 내각제 개헌론까지 제기하여 염증을 느끼게 하고 있다. 이런 혐오감정이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마지막 남은 3일동안 이런 현상이 더욱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이나 각 정당과 후보들은 그런 전략으로 표가 가까이 오는게 아니라 멀리 달아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보다 뒤에 숨어서 벌어지는 금품거래, 향응대접등의 타락상이 막판에 접어들면서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더 걱정이다. 돈을 쓰고 부정한 방법으로 표를 사서 당선되겠다는 사고방식은 이번 선거를 통해 철저하게 뿌리 뽑아야 한다. 돈을 받고 주권을 팔겠다는 유권자도 이번 선거를 통해 버릇을 고쳐야 한다. 특히 그중에서도 선거브로커라는 이름의 악성 고질은 근절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일들은 정부나 사직 당국만의 힘으로는 이뤄지기 어렵다. 전체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고 고발할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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