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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수 사퇴·경선선언 메이저 영 총리(뉴스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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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수 사퇴·경선선언 메이저 영 총리(뉴스 메이커)

입력
1995.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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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반대파와 유럽통합 등 싸고 잇단 충돌/총리직 걸고 권력누수방지 계산된 “승부수”영국의 존 메이저(52) 총리가 총리직을 담보한 대담한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메이저 총리는 22일 보수당 당수직을 전격사퇴, 당권을 원로인 마커스 폭스 의원에게 잠정위임한뒤 차기 당수직 경선에서 패할 경우 총리직에서도 물러나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우유부단하고 유약하다는 당내 비난과 보수당에 대한 지지하락으로 사면초가에 싸여있던 메이저가 마침내 정치적 탈출구를 찾기 위한 「죽느냐 사느냐」의 도박을 감행한 것이다.

90년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에 이어 20세기 최연소 영국총리(47세)에 오른 메이저는 92년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는 예상밖의 대승을 거두는등 집권 초반에는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보수당내 크고 작은 스캔들이 잇따르고 유럽 통합문제가 불거지면서 당내 반대파는 끊임없이 지도부 개편문제를 거론하며 그를 자극해왔다. 보수당내 반 유럽통합론자들은 92년 11월 반란표를 던져 마스트리히트조약 수정안이 의회에서 부결되도록 한 것을 시작으로 메이저에 대해 지속적인 공격을 가해왔다.

94년 1월에는 케드니스 항공·해운담당장관등 각료 3명이 일련의 스캔들로 사임, 보수당의 도덕성에 먹칠을 했으며 그해 11월에는 보수당 의원 8명이 유럽통합조약 관련 표결에서 반란표를 던진 혐의로 출당됐다. 이어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는 보수당이 사상최악의 대참패를 당하자 반대파들은 이를 97년 중반기에 실시될 총선패배의 전주곡이라면서 그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서는등 당내 우파의 비난이 극에 달했다.

더욱이 대처 전총리마저 자서전 「권력에의 길」에서 메이저를 『목표가 없고 머리만 좋은 하찮은 인물』, 『유럽통합 문제로 당을 분열시킨 장본인』등으로 매도, 정치적 타격을 입혔다.

메이저 총리는 이같은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11월로 예정된 당수선거에 앞서 당의 신임을 묻는 대담한 도박을 감행한 것이다. 당내 판도상 반대파는 소수에 불과하며 결국 자신이 경선에서 승리, 권력누수를 방지하고 힘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음은 물론이다. 메이저의 도박은 일단 그가 원하던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수의 각료들은 메이저의 당수직 사퇴 발표후 즉각 그에 대한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90년 대처 당시총리에게 당수직 경선을 요구, 결국 그녀를 사임케 한뒤 메이저와 2차경선을 벌였던 마이클 헤슬타인 무역·산업장관은 『메이저에 대한 지지는 변함없다』고 밝혔으며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더글러스 허드 외무장관도 『그는 용기있는 사람』이라며 치켜 세웠다.

메이저 총리는 출신배경과 학벌을 중시하는 영국 정계의 귀족적인 풍토속에서도 「능력에 따라 어떠한 위치에도 오를 수 있다」는 신화를 이룩한 입지전적 정치가이다.

43년 서커스단 공중곡예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중퇴의 보잘것 없는 학력으로 명문대 출신들로 가득찬 보수당에서 초고속 성장을 거듭한 끝에 90년 47세의 나이로 20세기 최연소 영국 총리가 됐다.<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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