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전체가 진실가려진 극장같아프랑스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는 22∼29일자 최신호에 북한사회의 이면을 파헤치는 탐방기를 싣고 북한은 「공산주의의 쥐라기공원」이라고 꼬집었다. 이 탐방기의 주요내용을 요약한다.
『평양시 중심가에 있는 1호 백화점은 항상 만원이고 거래도 이뤄진다. 인근 지하철역 출입구에서 손님들이 쏟아져 나와 로봇 병정처럼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지만 진열대의 상품은 줄지 않는다. 수수께끼 같은 의문은 스웨터를 사가지고 나간 한 여자손님이 얼마 후 돌아와 물건을 되돌려 주는 모습을 보면 풀린다.
이 백화점은 외국인 방문객들을 속이기 위한 곳이다. 수백명의 배우들이 물건을 사고 파는 척 하면서 북한을 「정상적인 나라」인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북한은 차우셰스쿠의 루마니아, 호자의 알바니아, 그리고 「1984년」에서 조지 오웰이 한 예언을 합친듯한 곳이다. 북한주민들은 외국여행이라곤 해본 적이 없이 국가라는 울타리속에 갇혀 있고 거의 최면에 빠져있다.
구소련의 공산주의가 붕괴된지 6년이 지난 지금 논리적으로는 북한의 스탈린체제도 무너져 2천2백만 주민이 해방되고 한국과의 통일이 이뤄졌어야 하는데 북한은 오히려 과거보다 더 공고해진 것 같다. 국경은 사실상 폐쇄되어 있고 미달러화가 몹시 필요할 때만 가끔 관광객들에게 문호를 살짝 개방한다. 그러나 기자들의 입국은 대부분이 거부된다. 극히 예외적으로 몇몇 외국 TV팀이 하루 8천 프랑(약1백20만원)상당을 지불하고 북한에 들어간 적이 있으나 독자적인 활동은 금지됐다.
북한 방문객은 마치 극장에 들어온 것과 같이 무대의 뒤를 살펴보지 말라는 권유를 받는다. 외국인은 또 빈민지역을 거닐면 무조건 체포된다. 그 이유는 원산항을 가보면 알수있다. 원산시 중심가의 거창한 건물뒤에는 좁은 골목길이 이리저리 얽혀있다. 일부 시민들은 가끔 돼지가 뛰쳐나오는 지저분한 주택에 살고 있다.
얼마전부터 묵인되고있는 암시장에서는 장사꾼들이 물건값을 40배나 비싸게 부른다. 어떤 농촌지역은 식량이 모자라 폭동을 일으켰다는 미확인 소문이 나돌았는데 이를 확인하듯 북한은 수주일전 일본에 긴급 식량원조를 요청했다. 이는 자급자족을 신조로 삼아온 북한이 처음으로 곤경에 처해 있음을 시인한 것이다.
평양의 지도층은 이같은 위기를 넘기기위해 「중국식 개방정책」을 시도하고있지만 외국 기업인들은 북한 투자에 회의적이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북한의 김씨 왕조는 군사쿠데타로 전복되거나 아니면 과거 크렘린의 주인들처럼 파산해 몰락할 것이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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