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황반 설치 24시간 운영/나부총리,청와대·북경과 수시연락 분주/발표문 계속늦어지자 한때 결렬 걱정도○…나웅배 통일부총리는 21일 하오 7시 정각이 조금 넘어 기자들이 하오 3시부터 기다리고 있던 통일원 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발표문을 낭독하려다 『생방송준비를 할 시간을 주겠다던 약속을 지켜달라』는 방송기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5분뒤 발표를 시작.나부총리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모두 7장으로된 발표문을 낭독한뒤 기자들의 질의에 응하지 않으려는듯 바로 자리를 뜨려했으나 기자들의 요청으로 하오 7시25분까지 간략한 일문일답.
나부총리는 베이징 협상과정에서 통일원이 소외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비공개회의였기 때문에 실무자들은 내용을 알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나는 대북 쌀지원이 논의되던 처음단계부터 지금까지 줄곧 참여해왔으며 의사결정을 해왔다』고 강조.
○…나부총리는 하오 5시50분께 청와대에 갔다가 통일원으로 되돌아와 그리 밝지않은 표정으로 『양측이 합의는 했으나 서명절차때문에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한뒤 곧바로 집무실로 직행.
이에대해 김경웅 통일원대변인은 『합의내용때문에 발표가 지연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콸라룸푸르 북·미경수로회담때도 봐서 알겠지만 북한의 협상 관행상 일단 합의를 해놓고도 사인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
또다른 관계자는『막판 합의문 서명주체를 놓고 우리측은 이석채 재경원차관과 전금철 북한측수석대표간 서명을 주장한 반면 북측은 민간차원에서 대한무역진흥공사와 북한 삼천리총회사간 서명을 주장, 양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것 같다』고 말했다.
○…나부총리의 발표문낭독과 일문일답이 끝난뒤 발표장인 통일원회의실에서는 송영대 통일원차관주재로 통일원을 포함 재정경제원, 농림수산부, 건설교통부등 정부 16개부처 실국장이 참석하는 실무대책회의가 속개돼 대북쌀지원에 가속도가 붙었음을 입증. 김통일원 대변인은 『통일원에는 또 대북쌀지원과 관련된 모든 과정을 점검하기위해 종합상황반이 설치돼 24시간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고 실무대책회의는 심야까지 계속됐다.
○…이에앞서 통일원은 20일 밤부터 베이징 현지로부터 「타결」소식이 전해지자 심야대책회의를 가진데 이어 21일 아침부터 발표준비를 하는등 분주한 모습.
이에따라 정부종합청사 4층에 마련된 발표장에는 상오부터 각 방송사들이 생방송체제에 들어갔으나 발표가 하오 7시까지 지연되는 바람에 방송시간을 메우는데 곤욕을 치러야 했다.
나부총리는 발표전까지 베이징및 청와대등과 수시로 연락을 해가며 발표문과 후속대책등을 숙의했고 하오3시40분께와 4시30분 두차례 청와대를 찾아 김영삼 대통령의 최종 재가를 받았다.
○…남북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일단 쌀문제외에 우성호송환문제는 대강의 합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산가족·남북대화재개문제등 남북간 현안에 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어 궁금증을 더해주고 있다.
이와관련, 이날 하오 정시성 남북회담사무국장이 송차관과 한동안 밀담을 나눠 이번 접촉에서 대화재개문제등에 관한 논의도 있었던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나부총리는 발표를 통해 『이번 접촉에서는 쌀문제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말해 일단 이를 부인했다.
○…발표가 계속 늦어지자 통일원주변에서는 한때 『또 결렬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하오2시께 베이징으로부터 『타결은 됐으나 합의문 공동발표를 위한 협상이 계속 진행중』이란 구두보고가 통일원측에 접수되면서 분위기가 다시 고조됐다.<홍윤오·고태성 기자>홍윤오·고태성>
◎나웅배 통일부총리 일문일답/“북 요구량 15만톤보다 많아/절차·인도방법등 부수적 문제로 늦어져/북,우리측 의사존중 군량미로 전용안할것
북한측의 전금철은 어떤 직함으로 서명했나.
『정무원 산하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고문 자격인 것으로 알고있다』
합의가 늦어진 이유는.
『남북이 오랜만에 만난 만큼 논의할 문제들이 많았다. 절차나 수량, 인도방법등 쌀제공에 부수되는 문제들을 논의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앞으로 쌀은 매년 북한에 제공 되는가.
『앞으로의 회담과 남북관계 진전 여부에 달렸다』
이번 합의과정에서 우성호송환문제는 어떻게 논의됐나.
『송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
이번 비밀접촉은 누가 먼저 제의했나.
『우리는 5월26일 대북 곡물제공발표와 함께 접촉을 제의한바 있다. 이어 6월13일 북한으로부터 대한무역진흥공사를 통해 만나자는 연락이 와서 무공과 북한의 삼천리총회사간 접촉이 있었으며 이과정에서 우리측의 당국자간 대화제의를 북측이 받아들였다』
북한이 이처럼 당국자간 대화를 수용한 배경은.
『무엇보다 북한의 식량사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일본쌀을 받기 위한 수순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2차회담은 언제 열리고 무엇이 논의되나.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는 실무접촉에서 추후 결정될 것이다. 2차회담에서도 쌀문제등 여러가지가 논의될 것이다』
베이징 현지에서의 발표여부와 형식은.
『베이징에서는 발표가 없었다.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발표키로 했다』
2차 후속회담의 장소는 어디가 될 것으로 보는가.
『추후 결정될 것이지만 우리는 한반도내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북측의 의견도 존중될 것이다』
삼천리총회사를 북한의 당국자로 인정하는가.
『당국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삼천리총회사는 다만 세부적인 절차이행을 위한 접촉선일뿐 합의이행에 문제가 생기면 이번 1차회담의 대표단이 나설 것이다』
북한이 요구한 쌀의 양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으나 이번에 주기로한 양보다 더 많다』
15만톤 제공에 따르는 비용은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남북협력기금이나 정부의 예비비에서 충당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에 제공될 쌀이 군량미로 전용될 우려는 없는가.
『동포애적 차원서 쌀이 제공되는 만큼 북측에서 이 뜻을 존중, 고루 배분할 것으로 믿는다』
북측의 전금철이 당국자의 신분으로 합의문에 서명했는가.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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