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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말로는 “환경보전”/최원식교수 인하대·국어국문학(녹색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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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말로는 “환경보전”/최원식교수 인하대·국어국문학(녹색칼럼)

입력
1995.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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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론 환경파괴정책 앞장/남탓말고 「반구정신」 회복하자『옛 학자들은 자기를 위하더니 요즘 학자들은 남을 위하도다』이것은 논어에 나오는 구절이다. 예전에는 심상히 지나쳤던 이 구절을 요즘 자꾸 곱씹게 된다. 얼핏 보면 위기지학이 이기적이고 위인지학은 이타적인, 그래서 위인이 옳은 학문의 길처럼 보인다. 그런데 공자는 위인지학을 은근히 질타하고 있다.

왜 그랬을까? 「위기」는 자기완성을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것이고 「위인」은 남에게 알려지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정자는 해석하였다. 그렇다. 입만 열면 나라와 백성을 걱정하며 지식을 방패로 실제는 남의 눈을 위해, 타인의 칭송을 낚기 위해, 더 나아가서 아주 노골적으로 정계와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 분주한 학자들이 횡행하는 요즈음의 세태를 상기할 때, 공자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 하지 않으며 자기 마음의 밭을 가는 노고를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학자. 말은 쉬워도 실천하기는 그지없이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위기지학이 끝내 자기 하나만 닦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정자는 다시 이어 가로대, 『옛 학자의 자기를 위함(위기)은 그 끝이 물을 이루는데 이르고, 요새 학자의 남을 위함(위인)은 그 끝이 자기를 망치는데 이른다』

요즘은 누구나 환경을 들먹인다. 그런데 지엽적인 문제에서는 환경보전을 외치지만 근본적인 데에 이르러서는 여전히 환경파괴정책을 지지하는 인사들이 의외로 많다. 예컨대 굴업도 핵폐기장 문제에서 보듯이 정부의 일방적인 강행에 반대하고 토론을 통한 합리적 해결을 주장하는 지역주민을 무슨 지역이기주의로 몰아붙이는 태도는 가관이다. 전지구적 차원에서 환경문제의 핵심적 쟁점의 하나인 핵을 다룰 때, 정보의 공유를 통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절차민주주의는 더욱 중시돼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은 팔자도 정말 기박하다.

그런데 기실 팔자란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아니 정치탓, 남의 탓을 할것 없이 아예 그 모든 책임을 우리 국민 스스로 감당함으로써 발상의 대전환을 도모하자. 위로 하늘을 원망하지 아니하고 아래로 다른 사람을 허물하지 아니하는 반구(허물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 것)의 정신. 문제를 근원적으로 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 아름다운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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