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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 하트」(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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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 하트」(영화평)

입력
1995.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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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럽도록 아름다운 풍광속/스코틀랜드인의 한과 분노/웅장한 스케일로 담아내14세기초 잉글랜드의 폭정에 대항해 싸웠던 스코틀랜드의 전설적 영웅 윌리엄 월러스의 일대기를 그린 대작 사극영화 「브레이브 하트」가 최근 개봉됐다.

이 영화는 개봉전부터 이미 여러가지 화제를 불러 왔다. 로렌스 올리비에가 맡았던 고전적인 사색형 햄릿의 이미지와 전혀 다른 새로운 햄릿의 모습을 보여준 영화「햄릿」에 이어 멜 깁슨이 출연한 두번째 정통사극이란 점, 또 멜 깁슨 자신이 직접 감독을 맡았다는 점, 그리고 프랑스 배우 소피 마르소가 할리우드 진출을 시도한 첫 작품이란 점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영화가 항간의 관심을 불러 왔던 것은 오래전에 죽어버려 다시는 회생능력이 없다고 말해지는 대작 사극을 성공적으로 되살려 놓았다는 점이다. 「브레이브 하트」는 놀랍게도 30여년전의 대작 사극인 「벤허」나 「엘 시드」또는 「스팔타커스」 「로마제국의 멸망」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 웅대한 스케일과 진일보한 영상기술, 그리고 초고속 스피드를 갖추고 있다.

최근 스코틀랜드의 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그동안 소외되어 온 소수인종들의 문화와 권리에 대한 탈식민주의적 관심 때문일 것이다. 「브레이브 하트」는 새삼 인종차별과 독재,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메커니즘, 그리고 투쟁과 희생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자유와 독립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영화이다.

윌리엄 월러스는 잉글랜드 왕과 스코틀랜드 영주들의 회유를 단호히 거부하고 오직 스코틀랜드의 자유만을 위해 싸우다가 음모에 걸려 결국 처형 당한다. 그의 죽음은 스코틀랜드 독립전쟁의 도화선이 된다.

대형화면에 가득 담겨진 스코틀랜드 북부 고산지대인 「하이랜드」의 풍광은 마치 이국의 그림엽서처럼 아름답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산하를 배경으로 스코틀랜드인들의 한과 설움과 분노가 이 영화의 전편에 흐르고 있다.

아직도 잉글랜드와 다른 화폐를 쓰고 국제경기에 독립된 팀을 파견하는 켈트족인 스코틀랜드의 자부심과 독립심은 이 영화를 지탱해주고 있는 정신적 지주이다. 「브레이브 하트」는 궁극적으로 우리들 모두가 쟁취해야만 하는 자유와 독립에 대한 이야기이다.<김성곤 서울대 영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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