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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숙희」(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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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숙희」(TV평)

입력
1995.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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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시청률불구 「인간 양면성」 성찰아닌 작위적 인간관계 묘사 문제점으로얽히고 설킨 사랑이야기, 상류사회의 묘사, 출생에 얽힌 비밀, 폭력등은 멜로드라마의 속된 재미를 보장해주는 장치들이다.

이밖에 MBC 수목드라마 「숙희」(하오 9시50분)가 드라마춘추전국시대에서도 비교적 높은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를 들자면 작은숙희역을 맡은 인기스타 심은하의 존재이다.

신선한 마스크로 청소년층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그는 「숙희」의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견인차역할을 하고 있다. 시골다방 마담의 딸로 태어나 늘 현실에 불만을 갖고 있는 작은 숙희는 자신의 미모와 재능을 신분상승의 수단으로 이용한다.

한편 재벌집딸인 큰 숙희(고소영분)는 빨간 스포츠카를 몰고다니며 별장지기아들 민혁(임주완분)과 사랑에 빠져 가출하는등 천방지축이다.

두 숙희의 우정과 갈등을 기본 줄거리로 삼고 있는 이 드라마는 70년대식 신분상승의지와 90년대식 X세대의 방종을 한꺼번에 다루면서 드라마의 중심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한 그릇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한 연출자의 욕심은 작은 숙희의 애정형태에서도 나타난다. 여고시절부터 국어선생님을 사모하면서도 어린시절 소꿉친구 민혁에게 「내사람」이라고 주장할 만큼 강한 집착을 보인다.

욕망의 실현을 위해 큰숙희의 오빠 재덕과 만나고 큰 숙희의 언니 미란의 약혼자를 유혹한다.

순수한 사랑과 계산적인 사랑을 동시에 간직하는 「인간의 양면성」을 그리려한 연출의 의도와는 달리 시청자들은 혼란과 심한 거부감을 느낄 뿐이다.

즉 인간내면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이나 섬세한 묘사대신 설득력없는 사랑과 비도덕적인 행위만 남게 된 것이다.

지나치게 작위적인 인간관계와 상류사회의 비도덕성은 큰 숙희와 민혁의 관계에서도 되풀이된다.

민혁은 큰 숙희의 오빠 재덕이 자신의 여동생을 망쳐버린데 대한 복수심으로 큰 숙희와 만나고 결혼까지 강행하려 한다.

이밖에 「숙희」는 지난달 25일 방송분에서 지나친 폭력묘사로 방송위원회로부터 「시청자에 대한 사과」명령을 받기도 했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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