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생부터가 마케팅전략 일환의 거품문화”/관련 정치단체·영화·잡지 잇단 해체·침체『X세대는 끝났다』
90년대의 20대 문화를 통칭하는 「X」의 개념이 그 수명을 다했다는 새로운 논의가 최근 미국 문화계 여러 곳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X」는 문화현상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더 이상 생명력을 지속하지 못한다는 X세대 종말론이다. X세대라는 용어는 지난 91년 처음 대중적인 용어로 등장해 공황세대, 전후세대, 베이비붐 세대등 기존의 각 세대규정 용어들과 동등한 자격을 누리며 90년대 신세대를 규정하는 보통명사로 굳어졌다. 말 자체는 당시 캐나다 밴쿠버 출신의 작가 더글러스 쿠플랜드가 쓴 소설의 제목 「X세대」가 폭발적인 화제를 일으키면서 이 제목에서 유래된 것으로 돼있다. 작가가 소설을 출간할 당초만 해도 1만부 정도만을 찍을 작정이었으나 스스로도 놀란 40만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그이후 쿠플랜드는 이 세대의 기수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그는 X세대 문화 전문잡지 「디테일」지 6월호에 기고한 글을 통해 『X세대는 이제 끝났다』고 스스로 X세대에 조종을 울리고 나섰다. 그는 특히 『X세대 문화는 출발직후부터 고도의 마케팅에 휩싸여 왔다』며 그 과정을 경멸하고 있다. 그는 이 글에서 X세대에 대한 자신의 개념 역시 상업적 마케팅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쿠플랜드의 이 고백은 X세대 문화가 발원이후 불과 4년만에 퇴조의 기로에 들어섰음을 말해주는 단서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미국내 X세대 정치조직으로 가장 목소리가 컸던 한 단체가 워싱턴의 본부를 자진해체하기도 했다. X세대 문화의 퇴조는 무엇보다도 X세대를 겨냥한 문화상품들이 침체를 보이는 현상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X세대 문화 잡지 「스윙」지는 최근의 X세대 영화들이 전에 없던 고전을 겪었다고 소개하면서 X세대를 겨냥한 주도면밀한 마케팅전략들이 이제는 그다지 먹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18일 뉴욕 타임스는 이같은 X세대 문화 소멸론을 소개한 기사에서 『현대판 신화가 단기간의 열광적 사이클을 타면서 어떻게 만들어져 활용되고 가면을 벗은 뒤 소멸하는가를 말해주는 이야기』라고 쓴 뒤 『진열대 위의 단명』이라고 요약했다. 한 비평가는 X세대 문화는 이름을 얻자 마자 스스로의 자체 핵분열로 상승작용을 일으켰지만 결국 다른 유행과 같은 거품문화의 속성을 지닌 것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뉴욕=조재용 특파원>뉴욕=조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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