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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로… 강단에서… 숱한「분신」 길러냈다/김동리와 그의 문학인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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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로… 강단에서… 숱한「분신」 길러냈다/김동리와 그의 문학인맥

입력
1995.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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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때 문예지 추천위원으로 강신재씨 첫 발탁/현대문학통해 박경리·이범선·최일남씨 등 배출/현역작가중 그의 영향 받지 않은 경우 거의 없어김동리는 갔지만 그의 「분신」은 도처에 있다. 한국문학은 「무녀도」 「황토기」 「사반의 십자가」 「등신불」등 그의 뛰어난 소설·시작품이나 평론과 함께 그가 가꾸고 길러낸 문학인맥을 참으로 소중한 자산으로 간직하고 있다.

19일 자정무렵 고인의 청담동빈소에서 서라벌예대 제자이자 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작가 이문구씨는 고인의 가르침을 받아 문학수업한 작가들을 꼽아보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 중에서 고인의 영향을 직·간접으로 받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이씨의 결론이었다.

20대 초반부터 작가로 주목받았던 김동리는 36세이던 49년에 이미 「문예」지 추천위원으로 후진을 발탁하기 시작했다. 추천 제1호는 여성작가 강신재씨. 「문예」지 49년 9, 11월호에 단편 「얼굴」과 「정순이」로 추천 완료되어 등단한 강씨는 이후 한국여류문학회장 예술원회원을 지내는등 역량있는 작가로 성장해 왔다. 그 이듬해엔 「요한시집」의 작가 장용학씨가 「지동설」로, 「잉여인간」의 작가 손창섭씨가 「공휴일」(52년)로 추천을 받았으며 소설가 서근배 곽학송씨도 이곳에서 고인의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문단의 최고전통을 자랑하는 「현대문학(55년 창간)」을 통해서는 「토지」의 작가 박경리 「오발탄」의 이범선씨를 비롯해 최일남 정구창 한말숙 오영석 손장순씨등이 배출됐다. 정을병 김성일 김지연 박상지 백시종 백인빈 송숙영 신석상 안동림 이광숙 이동하 이문희 정병우 정종화 최창희 추식씨도 그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문인들이다. 또 68년에 고인이 창간한 「월간문학」을 통해 소설가 서종택 김주영, 나중에 고인의 아내가 된 서영은씨가 추천을 받았고, 73년 창간된 「한국문학」을 통해 문순태 김청 김태영씨가 문단에 나왔다.

한국전쟁 직후 서라벌예대(현재 중앙대 예대) 문창과에 출강하면서 정년퇴임 때까지 26년동안 이어진 「소설론」 「소설실기」등의 창작강의는 직접 문학을 지도하면서 후배문인들을 길러낸 경우. 여러 문예지를 통해 등단한 문인들도 사실은 그에게서 가르침을 받아 역량을 키웠던 경우가 상당수이다. 천승세 김원일 송상옥 유현종 오인문 양문길 안장환 오정희 한승원씨, 고인과 문학적 경향을 달리하지만 송기원 이시영 윤정모씨도 그의 가르침을 받았다. 특히 이동하 오정희 김원일 한승원씨등은 그의 문학적 경향의 일면을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문구씨는 『평범하게 쓰지 말라, 교과서문학은 큰 소용이 없다, 우리말을 체질화시키고 토속어를 살려 쓰라던 가르침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선생을 기리는 기념사업추진을 위해 그동안 모임 하나 없이 지내온 후학, 제자들이 새로 모이게 될 것같다』고 말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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