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충남지역 선거유세장에 가보면 빼놓지않고 들을 수 있는 말들이 있다.충남에서 「가장 잘 나간다」고 자처하는 자민련후보들은 하나같이 『이곳이 멍청도이고 우리는 핫바지입니까』라고 유권자에게 묻는다. 이들은 『이번에 본때를 보여줘 멍청도 핫바지의 자존심을 살리자』며 지역감정에 불을 붙이기위해 안간힘을 쓴다.
자민련측의 바람몰이에 민자·민주 양당의 후보들이 가만 있을 수 없다. 어떤 이는 『충청도당에 표를 몰아주는 것은 자존심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유권자들을 공략한다. 또다른 후보는 아예 『발전이냐 고립이냐』의 양자택일을 요구하며 바람차단에 열을 올린다.
유감스럽게도 이같은 단상의 열기를 바라보는 단하 민초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자민련측 주장에 대해서는 『득표를 위해서라지만 자기비하가 과연 옳으냐』는 회의론이 제기되고있다. 다른 정당 후보들에 대해서도 『아전인수식의 자존심 공방은 오히려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라는 지적이 적지않다. 『은근과 끈기, 선비정신과 충효의 고장인 충청도의 이미지를 지방살림꾼을 자처하는 후보들 스스로가 망쳐놓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일부에서는 『후보들의 허구적인 논리가 계속 반복될 경우 유권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이를 긍정하게 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러다 양반의 고장 충청도에 대한 인식이 정말 멍청도, 핫바지로 바뀌어버리지 않을까 걱정』이라는 얘기다.
아무리 선거철이고, 당선이라는 목전의 이익이 중요하다해도 유권자를 자존심과 지역발전의 갈림길로 몰아가는 후보들의 행태는 그 자체가 심판의 대상이 돼야 된다는 생각이다.<대전=전성우 기자>대전=전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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