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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경계 지금부터/6·27 지방선거(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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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경계 지금부터/6·27 지방선거(사설)

입력
1995.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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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국 방방곡곡에서는 지방선거 후보자와 운동원들이 외쳐대는 확성기 소리로 요란하다.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된지 열흘이 다 되어 가는 시점인 동시에 투표를 1주일 앞둔 중요한 시기라 이제부터 막판 열기가 불을 뿜을 것으로 예상된다.지금까지의 선거운동양상을 중간 결산해 보면 과거에 비해 비교적 조용하고 깨끗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우리가 목표로 하고 있는 선거혁명의 성공단계에까지 이른 것 같지는 않다. 아직까지는 큰탈없이 지내왔다는 얘기다.

그동안 검찰당국에서 수시로 발표하는 부정 불법 선거운동 혐의자의 수를 보면 낙관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선거법 자체가 무섭고 주변의 감시의 눈초리도 의식해야 하기때문에 지금까지는 조심스럽게 해온 것 같다.

이제 남은 1주일동안 있는 힘을 다해야 하는 단계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사실 타락상이 나타날 수 있는 시기는 바로 지금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은밀한 가운데 금품이 오가고 향응의 자리가 마련되는가하면 후보자를 헐뜯는 흑색선전이나 인신공격 비방이 난무할 가능성이 앞으로 갈수록 더 커진다.

특히 지금 전국 각지에서 동시 다발로 열리고 있는 유세장에서는 말의 성찬이 한창이지만 그 중에는 버려야 할 것도 많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떠들어 대는 비방의 소리도 그렇고 원색적인 용어로 감정을 폭발시키는 연설도 추방되어야 할 구태의 하나다. 남의 사생활을 함부로 건드리거나 유언비어를 날조해서 퍼뜨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정체불명의 단체이름으로 흑색선전물이 뿌려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유세장의 열기가 올라가면 감정이 흥분되어 격앙되기 쉽기 때문에 후보나 운동원들이 이성을 잃지 않도록 자제해야 할 것이다. 양식있는 청중들은 그런 부류의 후보들에게는 지지표가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과거에 비하면 버스로 동원된 청중이 덜 눈에 띄는 것 같고 또 몰고 다니는 박수부대도 줄어든 것 같다. 그러나 앞으로 분위기가 뜨거워지면서 그런 현상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급하면 무슨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지모르는 것이 바로 선거이기 때문이다.

유세가 끝난 뒤의 운동장이나 빈터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일도 꼴불견이다. 유세장의 쓰레기를 스스로 치우는 광경도 종종 볼 수 있어 다행이지만 모든 청중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유세장을 깨끗이 한다는 것은 유세에 나오는 후보들의 말을 순화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다. 유세질서를 지키는 것은 곧 공중도덕을 지키는 것이다.

양식있는 민주 시민의 긍지에 기대를 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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