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자 비민주」정서에 편승해 당선되고 보자』4대 지방선거에 출마한 대구지역 후보자 상당수가 홍보물에서 예전같으면 자랑스럽게 넣었을 당공천사실과 당활동경력을 빼거나 감추어 버렸다.
민자당후보들은 정당연설회에서 『민자당에 대한 대구시민의 불만은 잘 알고있으나 대구발전을 위한 대안은 그래도 민자당뿐』이라며 「애원과 엄포」가 섞인 발언을 하고 있지만 홍보물에는 「민자당」이라는 글자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 당공천을 받기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무소속으로 말을 갈아 탄 후보들도 「무소속」임은 크게 부각시키면서 경력란에는 과거 당활동을 표기하지 않았다. 심지어 정당공천과는 무관한 기초의원들중 기호 1번을 받은 후보들은 민자당으로 비쳐질까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또 유세장안팎에서는 민자당전력 또는 당적이동을 놓고 날카로운 설전이 오가기도 한다.
무소속 문희갑 대구시장후보는 「당선후 민자당 재입당설」이 나돌자 『입당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서 공개하겠다』고 발표하는가 하면 민자당은 『판세가 불리하다고 「친정」에 등돌리는 철새정치인은 뽑지말자』며 조해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자민련 이의익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박철언 전의원이 『대낮엔 무궁화 밤에는 사쿠라』라며 문후보를 겨냥하자 문후보는 『치맛자락 붙잡고 약장수로 내몰린 지난날 황태자의 초라한 모습을 본다』고 맞받아쳤다.
원색적인 상대후보 헐뜯기도 문제지만 엉뚱한 「출신시비」가 대구시민들의 탈정치화를 가속화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대구=전준호 기자>대구=전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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