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민주당 지원유세와 그의 정치재개논란은 여야간에 공방전이 연일 가열되면서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쟁점으로 부상하고있다. 김이사장은 전날에 이어 16일도 안산·광명등 수도권에서 유세를 벌이며 정부 여당의 실정을 공격한데 반해 민자당은 그의 식언과 부도덕성을 부각시키며 세대교체론으로 반격하고 나섰다.◎민자 대응/“부도덕 식언” 부각 총공세
민자당은 김이사장의 유세에 대해 일단 정면대결을 택했다. 민자당은 단기적인 선거영향, 장기적인 정국구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강공작전을 구사키로 한 것이다.
이런 노선은 이미 청와대와 민자당당직자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따라서 지방선거의 유·불리를 떠나 『김이사장의 정치재개는 무조건 저지하고 비판한다』는 강경분위기마저 엿보이고 있다. 특히 여권 핵심부는 최근 내부토론을 갖고 『미온적으로 대처할 경우 무기력하다는 비판을 자초, 지방선거후의 정국에서 「선수」를 빼앗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도 민자당은 김이사장에 대한 공격이 결코 불리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이사장의 정계은퇴 번복을 고리로 도덕성문제를 제기하고 그의 지역등권론을 지역감정촉발로 연결지을 경우 비호남권에서는 반DJ정서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당직자들은 유세와 논평에서 일제히 김이사장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이춘구대표는 충남 당진군, 공주시 정당연설회에서 『보통사람 물 한잔 마시듯 말을 바꾸는 정치인』이라고 김이사장을 독하게 비난했다. 김덕룡 총장도 『30년전 옛노래는 이제 그만 들어야한다. 3김시대는 김영삼 대통령의 시대로 끝내야한다』고 세대교체론을 들고나왔다. 박범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채우기위해 교언령색으로 국민을 이간시키는 지도자가 있다』며 『우리 국민들은 더이상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자당은 격한 비난공세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선거에 역효과를 초래할지를 걱정하고 있다. 선거구도가 과거처럼 「호남 대 비호남」이 아니고 충청, 대구·경북이 일탈의 기미를 보이고있기 때문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민주 입장/“판세만회하려 모함” 반발
민주당은 김이사장의 유세지원에 대한 민자당의 비난을 「이유같지 않은 이유」라고 일축하면서 반격을 가하고있다. 한마디로 김이사장의 개입으로 선거판세가 불리해지자 김이사장에 대한 공격을 통해 그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선거판세의 반전을 꾀하고있다는 주장이다.
박지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15일의 김이사장에 모인 청중과 그 열기는 민자당이 모든 당직자들을 동원해 김이사장을 갖은 욕설로 모함하고있는 이유를 알게 해준다』고 반박했다.
김영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이사장의 유세에 많은 국민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면서 『민자당의 비난은 김이사장의 영향력을 두려워한데서 비롯된 알레르기성 반응』이라고 비난했다.
김태식 총장도 이날 김이사장을 옹호하는 대열에 나섰다. 그는 『책임있는 집권여당이 국민의 기본권에 해당하는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마저 박탈하려는 행위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도전』이라고 주장했다. 김이사장 자신도 이날 이틀째 유세에서 『국가가 위기에 처해있을 때 노병이 총을 들고 일선에 나가듯이 당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후보들의 간곡한 요청이 있어 지원에 나선 것뿐』이라고 자신의 지원유세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또 『15일의 경기 인천 유세에서 청중들의 반응에서 보듯이 나의 지원유세의 필요성은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민주당내에는 민자당의 김이사장에 대한 공격을 반기는 시각도 있다. 김이사장이 무리를 해서 선거전에 뛰어든 것은 김이사장이 지난 14대 대선에서 얻었던 「8백만표」를 재결집하기 위한 것이며 민자당의 비난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 목적달성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당직자는 『민자당이 김이사장의 전술에 보기좋게 말려들고 있다』고 말했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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