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청중운집 후보도 신바람/“지하철 연장” 등 개발공약 봇물/여고생 70여명 「현장수업」 눈길후보등록후 처음으로 15일 기초단체장후보 및 지방의회의원후보 합동연설회가 열려 후보들이 불꽃튀는 유세전을 벌였다. 후보들은 지역발전공약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고 유세장에는 청중들이 예상보다 많이 몰려 지방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제주◁
기초단체장 후보등록후 처음으로 15일상오 11시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열린 제주시장후보 합동연설회에는 1천5백명의 청중이 몰려 뜨거운 선거열기를 반영. 이날 연설회가 시작되기전 광장안이 한산해 후보들은 초조한 기색을 보이다가 시작과 동시에 1천여명이 모여들자 모두들 환한 표정.
연설회장 입구에서는 선거때면 으레 그렇듯 운동원들이 후보의 인물사진을 담은 명함돌리기 경쟁을 벌였으나 잡다한 홍보물이 없는데다 잡상인도 보이지 않아 선거사상 처음으로 깨끗한 연설회장을 보여줘 청중들이 「돈안쓰는 선거」를 실감.
이날 무소속 김창진후보는『5개 미개발공원을 유료화해 연간 3백억원의 입장료를 징수해 토지를 보상하겠다』, 민주당 김두전후보는 『행정실명제를 실시해 부실공사를 막겠다』, 민자당 고민수후보는 『풍부한 행정경험을 살려 제주시민의 고민을 내 이름처럼 해결하겠다』며 지지를 호소.
○“구상실현 기회달라”
▷옥천◁
15일 하오2시 주민 4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옥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자민련 박효근 후보는 『멍청도 핫바지의 본때를 보여줘 자존심을 되찾자』며 지역정서를 자극하고 선거운동을 돕고 있는 가수 이동원씨와 프로권투 전세계챔피언 이열우씨를 청중에게 소개해 큰 박수를 유도.
이어 무소속 유봉렬 후보는 『지방자치의 참뜻을 구현하기 위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며 『4년간 군의회의장으로 일하며 구상해온 지역발전방안을 실현시킬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유후보는 교통문제해결등을 주공약으로 내걸면서 『대전에 건설될 지하철을 옥천 이원면까지 연장하겠다』고 호언.
마지막으로 등장한 민자당 안철호 후보는 『지역개발을 위해서는 반드시 여당후보가 뽑혀야 한다』고 강조하고 『대청호등을 종합레저타운으로 조성, 세수를 증대시키고 근교농업 발전을 위해 대규모 농산물유통센터를 건립하겠다』고 공약.
○공천탈락싸고 공방전
▷김천◁
이날하오 경북 김천시 김천국교 운동장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는 시장후보 민자당 공천자와 무소속단일 후보간에 민자당 공천을 둘러싸고 한바탕 치열한 공방전을 전개.
민자당 이성우 후보는 『중앙정부의 세대교체 분위기에 발맞춰 깨끗하고 활기찬 김천시를 만들기 위해 시장에 출마했다』며 열변을 토하고는 『공천과정에서 비리가 있다는등 시중에 많은 유언비어가 돌고 있으나 이것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일축.
민자당 공천에서 탈락, 무소속 단일후보로 출마하게 된 박팔용 후보는 『지구당위원장인 박정수 의원이 경선을 바라는 주민들의 정서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이후보를 공천, 당원과 주민들의 불만이 대단하다』며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
○“구관이 명관” 호소도
▷용인◁
경기 용인군 용인국교 운동장에서 하오 3시부터 열린 용인군수후보 합동연설회에도 1천여명의 청중이 몰려 1시간30여분동안 후보들의 공약을 경청.
전직군수인 민자당 윤병희 후보는 『이번 선거는 15대 총선의 전초전이 돼서도 안되며 대권과 결부시켜도 안된다』고 「정치성」발언을 한뒤 군수를 잘 뽑아야 발전할 수 있다며 『구관이 명관이 될수있도록 유권자들이 도와달라』고 주문.
이에 질세라 민주당 나진우 후보는 환경에 역점을 두어 용인을 명실상부한 수도권 남부최대전원도시로 가꾸겠다고 공약하고는 『권력에 야합하거나 달콤한 향락에 젖지않을 군수를 보려면 야당후보를 찍어달라』고 요구.
자민련 이범상(59) 후보는 『행정경험이 풍부하고 진정으로 용인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원님」이 될 자격이 있다』며 『과연 누가 지역을 아끼고 가꾸는데 앞장설 인물인지는 유권자 자신이 더욱 잘 알것』이라고 역설.
▷영암◁
첫 합동연설회가 열린 전남 영암군 공설운동장에는 전남지역 각 연설회장 가운데 가장 많은 1천5백여 유권자가 모여 그동안 썰렁했던 선거분위기와 큰 대조를 이뤘다.
특히 특정 후보 연설이후 유세장을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국회의원선거와는 달리 기초 단체장과 광역의회 의원 후보자의 연설이 모두 끝날때까지 청중들이 경청하는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유세장에는 영암여고 학생 70여명이 정치경제시간을 대신해 유세를 듣고 감상문을 제출하는등 지방선거 유세장을 「산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대구·경북에 「박정희신드롬/후보들 혈연·위업계승 강조 지지호소
대구·경북지역에 「박정희신드롬」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자민련후보는 물론 일부 무소속 후보까지 16년전 고인이 된 박 전대통령과 연관성을 거론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박 전대통령의 공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도 없이 저마다 「박정희는 근대화의 아버지」라는 주관적인 해석과 함께 그 정신을 이어받은 사람이라고 자처, 표만 의식한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자민련의 박준홍 경북지사후보는 유권자를 만날 때마다 경력이나 정책은 제쳐두고 박전대통령의 조카임을 앞세우고 있다. 또 구미뿐 아니라 지난 14일 고령, 경주서 열린 정당연설회서도 『박대통령이 가장 아끼던 조카로 고인의 위업을 이어받아 도정발전에 온 힘을 쏟겠다』고 피력했다.
무소속의 이판석 경북지사후보는 지난 14일 하오 박전대통령의 구미 생가를 방문, 분향소에 참배하고 『박대통령은 조국근대화를 이룩한 분으로 평소 가장 존경해 왔다』며 『그분의 위업을 이어받아 제2의 새마을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14일 하오 대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무소속의 문희갑 대구시장후보 개인연설회에서 지원연설자로 나온 한 학생운동가 출신은 『구미와 대구는 일란성 쌍둥이』라며 『박정권 시절 7년간 옥고를 치렀지만 오늘날 우리나라 근대화를 이룩한 사람은 박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며 찬양했다.
박 전대통령 생가에는 최근 화분을 보내거나 직접 찾는 지방선거 후보와 참모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구미시장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 후보는 『「각하」의 「하면 된다」는 정신을 살리겠습니다』고 방명록에 적었다.
민자당의 구미시장 후보공천에서 탈락한 한 후보는 곧바로 탈당, 자민련으로 말을 갈아타고 득표전에 「박정희정서」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구미=정광진 기자>구미=정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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