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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멸위기감속 존재과시 작전/체첸군 러 관청 습격 배경·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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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멸위기감속 존재과시 작전/체첸군 러 관청 습격 배경·전망

입력
1995.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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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즈니 함락후 지휘체계 사실상 붕괴/소규모부대로 저항… 두다예프 대응 주목14일 발생한 러시아남부 스타브로폴주 부덴노브스크시에 대한 체첸게릴라들의 테러공격사건은 체첸사태가 체첸공화국의 범위를 넘어 체첸공화국 인근 러시아 남부로까지 불똥이 튀었다는 점에서 체첸사태의 레바논화를 알리는 사건이다. 지난 11일로 러시아군 침공 6개월째를 맞는 체첸의 상황은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체첸군이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져 있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 4일 체첸군의 산악지휘부가 있는 베데노를 점령한데 이어 13일에는 체첸군의 마지막 저항지역중 샤토이와 노자이유르트등 3개 마을을 장악했다.

현재 체첸군은 구소련 미사일 기지가 있던 서부지역의 바무트와 남부 및 남동부 산악지역등 3개 지역에서 산발적 저항을 계속하고 있으나 러시아군의 월등한 화력과 공중지원등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전황이 이처럼 불리하게 돌아가자 체첸지도자인 조하르 두다예프는 지난 11일 러시아를 지옥의 불바다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위협했다. 이런 사태전개속에서 체첸공화국 인근 러시아 도시에서 발생한 테러공격사건이기 때문에 의심의 눈길이 두다예프측에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두다예프의 대변인은 이번 사태가 체첸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장게릴라들이 러시아군이 체첸에서 군사행동을 중지하지 않을 경우 억류하고 있는 인질들을 모두 죽이겠다고 위협한 사실에서 보듯 체첸군과의 연계가 없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는 체첸군이 지난 2월 그로즈니 함락이후 단일 지휘계통이 궤멸된 상태에서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군사령관 트로세프소장에 따르면 체첸군은 두다예프 친위부대, 체첸군 총사령관 아슬란 마스하도프직할부대, 체첸군 야전사령관 샤밀 바사예프부대등 3개로 나뉘어 있으며 이들 그룹은 다시 15∼20명씩의 소규모부대로 분리되어 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체첸군중 고립되거나 후퇴하던 소규모 단일부대가 두다예프등의 지시를 받지 않은채 이번 테러 공격을 감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는 오는 11월 5일 체첸에서 새로운 의회선거를 실시키로 결정함에 따라 두다예프와 체첸군 잔당을 소탕하기 위해 막바지 작전에 총력을 펴고있다. 따라서 이번 테러공격의 직접적 관련여부와는 별개로라도 두다예프측이 결국 「다른 방법」으로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협박을 실천에 옮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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