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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본격 「대립국면」 예고/이등휘 대만총통 방미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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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본격 「대립국면」 예고/이등휘 대만총통 방미결산

입력
1995.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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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측 해명불구 「위기」인식/국제관계 대미협조서 견제전략 펼듯리덩후이(이등휘) 타이완(대만)총통의 미국방문은 지난 12일로 끝났지만 중국과 미국간의 본격적인 외교 갈등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총통의 방미로 야기된 미·중간의 갈등이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는 일과성의 사건이 아님은 이 사태를 바라보는 양측의 시각이 타협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확연히 대립되어 있다는 점을 통해 알 수 있다.

미국은 이 총통의 방미가 어디까지나 「사적인 방문」으로서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미국의 입장은 변함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의 거듭된 비난에도 응수를 하지 않으면서 이 총통의 방미허용으로 야기된 양국간의 갈등을 조기에 잠재우려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이 대중정책을 근본적으로 수정하려는 조짐으로 이번 사태를 파악하고 있다. 선궈팡(심국방)중국 외교부대변인은 지난 주 정례 뉴스브리핑때 『외상은 쉽게 치료가 되지만 암은 그 결과가 심각하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이러한 비유는 중국의 당기관지 런민르바오(인민일보)가 지난 11일자 사설을 통해 미국이 ▲장제스(장개석)를 도왔고 ▲한국전쟁의 과정에서 중국의 국경을 위협했으며 ▲89년 천안문사태배후에서 반공산 사조를 선동했다고 주장하는등 과거 미·중이 첨예한 대립을 보였던 역사적 사건을 거론한 것과도 맥이 상통한다.

중국은 이 총통의 방미를 미국이 별것아닌 사건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로 국가적인 위기상태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측의 위기의식은 미국이 중국의 강대화를 막기위해 타이완카드를 활용하고 있다는 인식과 연결돼 있다. 이러한 인식을 기초로 중국측은 앞으로 미국측의 세계전략에 대해 그동안의 묵시적 인정자세에서 탈피, 적극적인 반대 내지는 훼방전략을 펼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파키스탄과 이란등에의 핵기술수출문제 및 핵실험 금지문제를 비롯해 국제문제에 있어 중국은 미국에 협조, 혹은 묵인해오던 그간의 자세에서 뚜렸하게 구별되는 행동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세계무역기구(WTO)가입문제등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갖고있는 카드도 있어 중국의 보복 행동에는 제약이 따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이번 조치에 아무런 「보복」을 취하지 않는다면 중국이 견지하고 있는 「하나의 중국」원칙은 순식간에 허물어질 것이라는 보다 심각한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이 총통은 타이베이(대북)공항에서 가진 귀국기자회견에서 『유학생활을 보낸 일본도 역시 방문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보여준 전례를 일본도 따라줄 것을 바라는 은근한 압박이다. 중국측이 미국측의 이번 이총통 방미허용조치를 도저히 간과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과 경제발전의 근본 틀을 허물지 않는 범위안에서 가시적인 대미 대응을 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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