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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눈(중국리포트: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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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눈(중국리포트:8­3)

입력
1995.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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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노」기질 상해인들 배타적… 조령모개 일삼아『상하이(상해)인들의 호주머니에는 들어가는 돈만 있다』

예부터 중국인들 사이에 상하이인들의 「수전노」기질을 일컫는 말로 회자돼 온 속담이다. 이 말은 21세기 국제경제중심지를 꿈꾸며 외국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오늘의 상하이인들에게 여전히 적용된다.

현지 상사 주재원들은 상하이인을 상도와 국제관례등에 아랑곳하지 않고 「샹치엔칸(향전간:돈만 바라본다)」을 일삼는 대표적 중국인으로 꼽는다.

『상오에 말했던 내용을 하오에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뒤집기가 예사고 계약서는 자신들이 유리할 때만 주장하는 근거이지 불리한 경우 휴지조각이 되기 십상입니다』

지난 3월초 상하이에서 열린 대구섬유 전시회는 중국내 도매업자들을 모아 놓고 대구시 섬유를 중국에 소개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당시 후원을 맡은 중국 국영기업이 계약조건과 달리 일정 경비외에 터무니 없는 웃돈을 요구하는 바람에 행사 자체가 무산위기에 처했다가 상하이주재무역관측의 설득으로 행사를 겨우 치를 수 있었다.

이처럼 상하이인들은 외지인들에게 매우 배타적이고 규정을 들먹이며 「칸부치(간불기:무시하다)」하기를 밥먹듯 한다.

최근 타지역출신들이 상하이에 대거 몰리면서 상하이출신 다이예저(대업자:실업자)수가 크게 늘어나자 상하이 당국은 지난 2월 외국기업 앞으로 「관리직과 오퍼레이터등 모든 업종의 근로자를 상하인으로 교체하라」는 요구서를 통고하기도 했다.

현지진출 기업들은 상하이 현지인을 앞세워야 1주일이상 걸리는 통관수속을 2∼3일로 단축시킬 수 있을 뿐아니라 대외교섭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 직장등에서 상하이 출신끼리 자주 어울리고 비밀스런 이야기는 상하이 사투리로 주고 받는다.

정치에서의 「상하이방」이 경제에도 존재하는 셈이다. 중국의 개방은 상하이인들의 개안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상하이=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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