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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들썩 「OJ 심슨사건」 12일로 1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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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들썩 「OJ 심슨사건」 12일로 1주년

입력
1995.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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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한 재판에 「부자의 정의」 비판논/배심원단 부족으로 석방될 가능성도OJ 심슨 사건이 12일(현지시간)로 사건발생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6월 12일 심슨의 백인 전처와 그녀의 남자친구가 칼로 무참하게 살해당했던 게 이 사건. 이후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심슨이 체포돼 재판에 회부되면서 지난 1년간 미국사회에 「심슨 신드롬」이라고 할만한 갖가지 화제를 낳으면서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1년이 지난 현재 이 사건은 미국사회에 사법제도에 관한 심각한 반성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단적으로 말해 「부자의 정의」와 「빈자의 정의」가 따로라는 모순을 극명하게 깨닫도록 한 게 이 사건이라는 것이다. 지나칠 정도로 엄밀한 사법절차가 인권보장을 위한 철저한 사법장치로 여겨졌던 미국사회이지만 심슨재판을 겪으면서 미국사회는 『과연 모든 사람이 심슨과 같은 제도의 혜택을 누리느냐』는 자문에서 매우 부정적인 자답을 얻고 있는 것이다. 미식축구선수 출신의 심슨은 미국의 영웅으로 숭앙받는 「신화」적인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가 흑인이라는 점과 살해당한 전처가 미모의 백인이라는 사실때문에 사건은 실제 이상으로 꼬여들기 시작했다. 이 재판의 판사가 일본계인 이토로 지정된 배경에도 이같은 인종문제가 깊이 깔려 있다.

심슨의 변호인단은 바로 이 대목을 놓치지 않았다. 변호인단은 로버트 샤피로, 자니 코크란등 수임료가 가장 비싼 희대의 일류변호사들. 이들은 로스앤젤레스의 검·경이 인종적 편견으로 사건현장에 심슨의 피묻은 장갑을 일부러 갖다놓아 사건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저런 쟁점이 제기되는 와중에 배심원단은 계속 교체돼 지난해 11월 선임된 예비배심원중 지금은 단 2명만이 남아있다. 이런 추세로는 자칫 12명의 법정 배심원단이 부족한 상태로 재판을 진행할수 밖에 없다. 지금 상태라면 배심원부족으로 인한 불일치 배심(HUNG JURY)으로 선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무죄의 판결과는 별개로 일종의 절차적 하자가 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재판은 「정치적」결말이 나는 셈이지만 결국 심슨은 석방된다. 비싼 변호인단이 돈 값을 하게 된다는 결론.

그렇다고 해도 여론이 변호인단의 승리를 인정해줄 기미는 전혀 없어 보인다. 12일 CNN이 실시한 여론조사결과는 지난 1년간의 재판진행을 통해 변호인단에 대한 불신을 표시한 응답이 전체의 61%나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뉴욕=조재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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