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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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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10월13일 하오6시 미국 UCLA(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강당에서 조지 부시와 마이클 듀카키스 공화·민주양당대통령후보들의 제2차 텔레비전 토론이 시작됐다. ◆4명의 패널리스트 가운데 첫 질문자로 나선 CNN의 간판앵커 버나드 쇼가 듀카키스민주당후보에게 먼저 첫 질문을 던졌다. 『만일 당신의 부인이 거리에서 폭행, 살해당한것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머리를 단정히 빗은 5척단구의 듀카키스 후보는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우선 경찰에 신고, 범인색출을 위해 신속히 사건을 수사토록 하고…』설명해 나갔다. ◆뒤이어 양후보를 상대로 경제·군축등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90분간 이어졌다. 그러나 승부는 이미 듀카키스의 첫 답변에서 났다. 듀카키스후보는 「하트(심장)가 없는 컴퓨터」로 인식되고 있었다. 버나드 쇼의 질문은 바로 그의 이러한 「성격」을 검증해보기 위한 것이었다. ◆듀카키스 후보가 『급히 병원에 연락, 아내의 생명을 살려보겠다…』고 답변하는 대신 경찰 운운한 것은 그에 대한 일반의 이미지를 확인해주는 것이 됐다. 토론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듀카키스후보는 부시후보에 비해 49대 33으로 결정적인 열세로 나타났다. 약 한달전에 있었던 제1차 토론이 듀카키스의 약간우세내지 백중세 였던것과 비교하면 참패였다. ◆우리도 이제는 텔레비전 토론이 선거의 주무대로 등장했다. 대통령선거가 아니고 지방자치단체장(광역)선거에서 이용되는 것이 다르지만 텔레비전 토론이 유권자들에게 유용한 후보척도의 장이 됐으면 한다. 우선 후보들이 있는 그대로 자신을 투영시켜줘야한다. 그러자면 후보들이 정직하고 소신있어야 한다. 그러나 후보들은 분장하기 마련이다. 이 화장을 벗기는 것이 토론진행자들의 할일이다.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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