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규정따라 이주때 포기… “남미만 적용 불평 등” 이의신청조봉석(72)씨 등 브라질거주 예비역 영관장교 7명은 올해 6월이 유난히 서글프다.
문민정부 출범직후부터 국방부 등 조국의 관계당국에 호소해온 종신연금권 부활요청이 올해까지도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육군 및 공군중령·대령으로 예편한뒤 70년대 중반 브라질로 이민온 이들은 6·25를 최전선에서 치른 역전노장들이다.
당시 사선을 넘으며 세운 혁혁한 무공과 젊음을 조국수호에 바친 공적으로 이들은 전역과 함께 종신연금 수혜대상자로 선정됐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70년 군인종신연금법에 뒤늦게 삽입된 「남미지역이주자 특례규정」에 따라 브라질행과 함께 종신연금권을 포기해야 했다. 즉 연금법 18조2항에 따라 4년치 일시불 7천달러(당시 금액)만 받고 종신연금권포기각서에 서명했던 것.
조씨 등은 자신들의 연금권 포기가 형평에 맞지않는 점을 들어 93년부터 이의를 신청해 왔다. 이들은 연금권포기 특례규정이 미국이나 유럽등지로의 이주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은채 남미이주자에게만 적용됐고 일시불수령액도 지나치게 적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방부 법무부 보훈처 정부합동민원실 등은 시정불가를 통보해 왔으며 단지 국회 국방분과위원회에서만 입법활동에 참고하겠다는 회신을 보내왔을 뿐이다.
이에 대해 브라질 한인회 김성민 회장 등 뜻있는 교민들은 일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등의 군연금수혜 이민자의 예를 들어 조국정부가 조씨 등에게 종신연금권을 부활시켜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변호사이기도 한 김 회장은 일본정부의 경우 군종신연금자들이 브라질로 이주할 당시 정착금을 빌려준뒤 이를 탕감해 주는등 여러 혜택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정부는 브라질 이민자들이 본국국적을 포기한 경우에도 종신연금을 지불하고 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조씨 등이 비록 브라질로 이민왔지만 아직도 한국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조국애 때문이라며 이들이 한국군 장교출신으로서의 자부심유지와 이민후손들에게 교훈을 주는 차원에서라도 이들의 호소가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이들 가운데 대다수는 전쟁에서 입은 각종 상처의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인민군 기갑부대를 섬멸, 6.25 최초의 전과를 올려 국군 6사단 7연대 전원이 1계급 특진한 충북 음성전투의 용사였던 조씨는 당시의 총상이 남긴 늑막염으로 아직도 고생하고 있다.
육군대령으로 예편한 김화신(70)씨 역시 경북 안동전투에서 당한 부상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대부분 고희를 넘긴 이들에게 여생을 6.25참전용사로 보내게 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상파울루=김인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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