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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힐튼호텔 최연소 30대 이사 신호용씨(달리는 지구촌 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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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힐튼호텔 최연소 30대 이사 신호용씨(달리는 지구촌 한인들)

입력
1995.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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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어려운 시기에 오죠”/91년 업계불황때 호텔 대수술 이끌어 공헌도 인정 입사 2년차로 파격승진지난 93년 신호용씨가 31세의 나이로 세계적인 호텔체인 힐튼그룹의 「뉴욕힐튼」호텔 이사직에 오르자 업계에서는 파격적인 인사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신입사원 티를 채 벗지도 않은 2년차 직원, 그것도 미국에서 자라지도 않은 한국인이 힐튼그룹전체에서 가장 나이어린 이사가 됐으니 놀라는 것도 당연했다. 힐튼호텔주식을 반반씩 갖고 있는 프루덴셜보험사와 힐튼사에서 각각 3명씩 차출, 구성한 위기타개특별조사팀의 일원으로 발탁된 그는 뉴욕힐튼을 샅샅이 해부했다. 자신의 초고속승진에 대해 신씨는 『어떤 조직이든 어려울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대학2학년때 미국으로 유학와 캔자스주립대에서 경영학석사과정을 마친 그가 뉴욕힐튼에 입사한 91년4월은 걸프전의 영향으로 경기가 최악에 다다랐을 때였다.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호텔업계는 말할 것도 없었다. 마케팅분야에서 일하던 신씨의 재능을 엿본 회사는 그에게 기회를 줬고 그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힐튼을 비롯한 그랜드, 하이야트, 메리어트, 쉐라튼 등 세계4대호텔체인이 자존심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뉴욕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감한 재투자가 급선무라는 처방전이 작성됐고 이에 따라 3천만달러규모의 재투자 계획이 수립됐다. 석사과정을 밟을때 봅 돌 상원의원이 회장으로 있던 미국중서부 무역협회에서 동아시아 시장분석가로 일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내부장식 객실비치물품 식·음료부 시설에서 서비스방식에 이르기까지 힐튼은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그는 최연소이사로서 이 호텔의 기획관리실장자리에 오르게 됐다.

기획관리실장으로서 2년동안 쌓아온 경험은 그에게 관광산업에 대한 독자적인 안목을 길러줬다. 『각종 회의 세미나 전시회등 사업목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에게서 발생하는 수요와, 여기서 파생되는 2차관광이 전체 관광산업의 65%이상을 차지한다』 「할일 없는 사람들이 놀러다니는 것」이라는 관광개념은 이미 낡은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이 비즈니스의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각종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하고, 거꾸로 이런 노력이 결실을 거두려면 호텔과 같은 관광산업의 기반시설이 탄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호텔에 대해서도 그는 할말이 많다. 『호화찬란한 특급호텔과 용도가 의심스런 장급 여관외에 일반 소비자들이 필요로하는 시설과 서비스를 갖춘 숙박업소는 턱없이 부족하다』는게 그의 진단이다. 국내호텔들이 일반대중들의 수요에 눈을 돌리고 이들의 인정을 받아야만 국제적인 수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매일매일을 배우는 학생의 자세로 살아가고 있다. 『나이 40이 안돼 남들에게 「돈많이 벌었다」는 소리를 들으면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언젠가는 한국관광산업의 미래에 조그만 힘을 보탤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뉴욕=김준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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