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중에는 되도록 자녀의 요구를 들어주면서도 자동차와 신용카드는 안된다고 고집하는 사람이 많다. 자녀가 과외지도를 하여 자동차 월부금을 감당할 정도의 수입이 있고, 과외지도를 하려면 차가 있어야 힘이 덜 든다고 졸라대는 경우도 있으나, 학생신분에 차를 갖는 것은 반대라고 말한다.아이들에게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하는 부모들은 한편 불안을 느끼기도 한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옛말은 여러 모로 되새길 만한 교훈인데, 아이들이 어려움을 모르고 성장하는 것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는 생각때문이다. 그런 부모들에게 자동차와 카드는 양보할 수 없는 마지막 선이다.
실제로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중에는 충동구매로 큰 돈을 쓰고, 빚까지 진 채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 여대생은 친구들의 카드로 현금서비스까지 받아서 수백만원의 빚이 밀렸는데, 지방에 있는 부모에게 차마 말을 못하다가 결국 탄로가 나서 카드를 압수당했다고 한다. 빚을 갚기위해 무리하게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다가 위험에 빠지는 학생까지 있다고 한다.
사실 알뜰하게 살아가는 나이든 사람들도 카드를 절제있게 사용하기는 매우 어렵다. 카드가 없으면 돈이 떨어졌을 때 어쩔 수 없이 소비를 억제하게 되지만, 카드를 갖게되면 현금이 없어도 일단 소비하고 보는 습관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카드를 모두 없애고, 꼭 사야할 물건이 있을 때는 현금으로만 산다는 주부들도 꽤 많다.
자녀들에게 카드를 만들어주면 아이들이 어디에 돈을 쓰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카드의 장점을 말하는 어머니들도 있다. 청구서가 날아왔을 때 일일이 물어보면서 낭비 안하도록 주의를 주면 카드가 나쁠 게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으로 딸에게 카드를 만들어주었던 한 어머니는 이런 경험담을 털어놓는다.
『대학졸업반인 딸아이가 어느날 카드로 20만원짜리 옷을 한 벌 사고는 저도 겁이나서 털어놓으며 잘못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딸과 함께 즉시 그 가게로 가서 옷을 무른 후 단단히 주의를 주었지요』
카드와 자동차는 안된다는 부모들의 주장은 호감이 간다. 가난속에서의 교육이 힘든 만큼 넉넉한 가운데서의 교육도 생각할 점이 많다.<편집위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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