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군만큼 여유되찾아 생활의 풍부화 힘써야/문학·미술·영화·공연 등 전통수호속 국제도약시급경제적으로는 1만달러시대가 선진국 진입의 지표가 되지만 문화부문에서는 반드시 그렇지가 않다.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를 맞는 시점에서 문학, 공연(음악 연극 무용), 출판, 방송, 영화등 각 분야의 현안과 과제등을 점검하는 설문조사에 응한 사람들은 오히려 문화의 장래를 우려하고 있다. 이 조사에는 이문열(소설가) 김영태(무용평론가) 김종수(도서출판 한울대표) 김종학(연출가) 강우석(영화감독겸 제작자)씨등이 참여, 해당분야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들은 우선 우리 문화의 세계화수준이 경제발전에 걸맞지 않을 만큼 낮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과거 30여년동안 경제성장에 쏟아온 국민적 역량을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의 발전에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공업화와 정보화사회로 특징지워지는 21세기는 문화시대이므로 자주적 문화산업 육성과 문화상품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방이후 우리 문학은 질과 양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으나 세계에 알리는 작업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또 제작비 제한등 열악한 제작여건이 방송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가로막고 있다. 공연에서는 서구예술 모방에서 벗어나 우리의 것을 육화하고 고전을 현대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며 출판은 베스트셀러 중심의 상업출판을 지양, 학술분야의 연구결과를 담는 양질의 출판활동을 지향해야 한다. 영화발전을 위해서는 투자와 인재양성, 유통시장 개선이 현안으로 지적됐다.
1백점 만점으로 평가한 분야별 세계화점수는 공연 70점을 제외하면 대부분 낙제점이었다. 즉 문학은 20∼30점, 방송과 영화 각 40점, 출판 60점미만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87년 일본의 총리부 공보실이 자국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화수준 조사결과 61.3%가 「일본문화가 세계수준으로 볼 때 높은 편이다」라고 한 답변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특히 영화는 뉴미디어시대, 영상시대를 맞아 문화적 위상이 점차 높아지는데도 아주 낙후된 분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문화체육부가 전국의 성인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화향수실태조사 결과와도 어느 정도 일치한다. 이 조사에서 낙후된 순서로 응답자의 25%가 영화를 꼽았고 이어 건축(9.3%) 국악(7.5%) 문학(4.4%) 무용(3.9%) 연극(3.4%) 양악(3.3%)등의 순이었다.
전자통신의 발달과 뉴미디어의 등장은 시공을 뛰어 넘어 문화의 동시화현상을 가앙시키고 있다. 따라서 자주적 문화산업 육성을 토대로 다양한 문화를 주체적으로 수용·소화하는 능력을 배양해야만 외래문화의 무차별 침투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창작활동에 대한 통제를 줄이고 문화활동을 보호·육성하기 위해 창작자의 법적 권리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이기창 기자>이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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