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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침략사죄없이 국제사회 역할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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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침략사죄없이 국제사회 역할없다”

입력
1995.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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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NYT지 「일본과 과거사」 사설/독은 과거잘못 인정한뒤 유럽통합 리더역/일 아주경시하며 살던시대 끝난것 알아야미국의 뉴욕타임스는 8일 사설을 통해 일본 집권 연립3당의 종전 50주년 결의안 내용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일본은 과거사를 사실 그대로 받아들일때 비로소 아시아에서 국력에 걸맞는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본과 과거사」라는 제목의 뉴욕타임스 사설 내용이다.

『제 2차대전이 끝난지 50년이 지났는데도 일본은 아직 전쟁당시의 행위에 대한 사죄여부를 놓고 스스로를 왜곡시키고 있다. 논란끝에 합의에 이른 여당결의안은 일본의 침략적 행위와 식민지 지배를 시인하고 있으나 이웃나라들을 분노케하는 내용이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일본의 침략행위에 대해 양심의 가책이나 반성의 태도를 담고있으나 사죄한다는 문구는 없다. 뒤늦은 것으로 보일지 몰라도 일본이 고통스런 과거사 청산을 감수하려는 것은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역할에 대한 광범위한 내부논의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과거에 행한 파괴적 역할을 시인하지 않을 경우 아시아의 미래에 건설적인 역할을 맡을 수 없다. 과거문제는 일본의 식민지지배나 군사적 침공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구일본군은 수백만명의 중국인을 학살하고 민간인에 대해 생체실험을 저질렀으며 한국등지의 여성 수천명을 군대의 성적 노예로 만들었다.

중국과 한국, 여타 일제식민지였던 동남아국가의 국민들 가운데 일본군의 잔학행위를 직접 경험한 사람들은 이제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과거사에 대한 일본정부의 사죄거부는 일본과 아시아 이웃국가들간에 잠재적으로 위험한 심리적 괴리감을 키워왔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하고 기술력에서 앞섰지만 이 지역의 새로운 무역·안보체제 구축과 관련한 역할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독일은 과거사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인정한뒤 유럽통합을 촉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냉전중 일본은 아시아국가들과의 관계를 경시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외교·안보정책을 뒤따라갈 수 있었다. 그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경제문제를 놓고 미정부와의 마찰이 깊어지고 중국이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 아시아 지역에서 보다 적절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것은 과거사를 공정하게 받아들임으로써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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