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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2만불 고지는 더 험난(국민소득 1만불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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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2만불 고지는 더 험난(국민소득 1만불시대)

입력
1995.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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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경제·고비용구조등 넘어야할 산 수두룩/「1만불신화」 만든 방식 과감히 깨야 달성가능독립된 국민경제를 탄생시킨 광복, 그 반세기만에 우리 경제가 「국민소득 1만달러」라는 큰 결실을 일궈냈다. 전쟁과 정변, 사회혼란으로 점철된 분열과 갈등의 50년 현대사를 걸어왔지만 그래도 경제만큼은 흔들림없는 착실한 전진만을 거듭해왔다. 고도성장의 강행군 뒤엔 숨겨진 그늘과 고통도 컸지만 우리나라가 더이상 가난하지도 배고프지도 않게 된 것은 전적으로 경제와 그 주체들의 힘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경제개발 5개년계획」, 즉 성장의 총력전이 첫 시작됐던 지난 62년 우리경제의 국민총생산(GNP)은 23억달러, 1인당GNP도 고작 87달러였다. 이 빈곤의 경제적 토양에서 30여년이 지난 올해 GNP는 4천1백억달러, 1인당GNP도 1만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들보다 뒤늦게 출발한 「후발주자」치고 이처럼 성장의 「단기록」을 낸 나라는 없을 것이다.

변한 것은 경제의 총량뿐만은 아니다. 경제도약의 첫 고비였던 「국민소득 1천달러」를 달성한 지난 77년 전체 산업생산중 농림수산업의 비중은 22.3%였지만 지난해엔 7.1%로 낮아졌다. 대신 서비스산업은 49.3%에서 65.5%로 급증했고 제조업 역시 섬유 신발등 경공업 중심에서 반도체 조선 철강등 중화학공업 위주로 변모했다. 고부가가치의 중화학공업과 서비스산업이 주도하는 선진국형 산업구조를 향해 급속한 조정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다.

산업연구원(KIET)분석에 의하면 우리경제는 2001년 국민소득이 지금의 곱인 2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다가올 「2만달러시대」엔 경제규모도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고 가속도붙은 산업구조조정으로 농림수산업비중은 4∼5%대로 낮아지는 반면 서비스업은 70%대로 높아질 것이다. 반도체는 미국 일본과 함께 「빅 3」체제가 확고해 지고 ▲전자 컴퓨터 5위 ▲가전 2위 ▲자동차 5위등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들이 「코리아 주식회사」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정부 기업 국민등 경제주체 모두의 근본적 발상전환없이는 이 추정은 현실화할 수 없다. 「국민소득 1만달러」의 고지점령은 이제 우리경제가æ겨우 선진국문턱에 도달했다는 뜻일 뿐 그 자체 선진국대열의 합류는 아니다. 「1만달러의 경제학」은 걸어온 길보다 가야할 길이 훨씬 더 멀고 험난하다는 중요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엄밀히 말해 1만달러를 돌파한 한국경제의 내부엔 보호와 통제에 깊게 길들여진 경제주체들의 타성을 엿볼수 있다. 한마디로 「관치경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결과적으로 목표는 초과달성하지만 대신 우리경제는 국경없는 경제전쟁시대에 「낙후된 경쟁력」과 「상실된 자율」의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그러나 1만달러를 조기 달성시켰던 탈빈곤의 이데올로기나 밀어붙이기같은 방식은 치열한 개방과 경쟁의 2만달러 무대엔 도대체 어울리지 않는다.

심화되는 경제력집중, 불평등한 소득분배, 악화일로의 대외의존성, 만성적 고비용구조, 확산되는 천민자본주의정신…. 이 골깊은 「안」의 적들을 뿌리뽑지 않는 한 어떤 무기로도 밀려오는 「밖」의 경쟁자들과 맞설 수 없다. 역설적이지만 2만달러의 막을 올리려면 「1만달러의 신화」부터 깨야할것이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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